조시 휠러는 폐허가 된 세상에서 샘 딘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사진=데이브레이크 영상 캡처
‘좀비’(Zombie)는 아메리카 서인도 제국의 부두교 주술사가 흑마법으로 소생시킨 시체로 널리 알려졌다. 타액이 섞이거나 물리면 감염된다는 설정을 통해 영화, 드라마, 웹툰에서 자주 활용하는 콘텐츠다.
헐리우드에서는 ‘좀비신드롬’으로 불릴 만큼 많은 작품이 화제를 모았다. ‘새벽의 저주’(2004년)와 ‘월드워Z’(2013년)가 좀비의 습격을 다룬다면 ‘웜바디스’(2013년)의 경우 꽃미남 좀비의 연애기를 담아내며 장르 변주폭도 커졌다.

국내에서도 2016년 ‘부산행’이 1156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판 좀비시대’를 열었다. 이어 ‘창궐’(2018년), ‘킹덤’(2019년), ‘기묘한 가족’(2019년) 등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공통적으로는 물리면 좀비가 된다는 설정인데 넷플릭스 오리지널시리즈인 ‘데이브레이크’는 이 전형적인 틀을 살짝 비틀어 접근한다.


평범한 일상을 살던 10대 소년 ‘조시 휠러’(콜린 포드 분)는 전쟁으로 뒤바뀐 세상에 남아 치열한 삶을 살아간다. 그새 어른들은 핵폭탄의 영향으로 ‘굴리’로 불리는 좀비가 되고 인간일 때의 마지막 행동을 반복하며 살아있는 아이들을 공격한다.

데이브레이크의 좀비인 굴리 역시 기존 영화들처럼 인간을 공격하고 무는 습성이 있다. 그러나 이 드라마에서는 굴리에게 물려도 똑같이 변화하지 않는다. 핵폭탄의 부작용으로 굴리가 된 어른들과 달리 성인이 되기전 아이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설정이다.

드라마가 보여주는 것은 조시의 성장기도 아니다. 조시는 무리를 지어 행동하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사랑하는 연인 ‘사마이라 샘 딘’(소피 심넷 분)을 찾아나서며 자신의 삶을 이어간다. 결국 혼자서는 찾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하는 때부터 함께할 무리를 찾아나서고 또래들로 이뤄진 부족과 대항하며 권력의 힘을 깨닫게 된다.


좀비(굴리)는 사실상 맥거핀으로 존재한다. 오히려 최고의 위협은 권력관계와 사랑을 쟁취하려는 이기심이다. 기존의 좀비콘텐츠가 주는 액션이나 긴장감 넘치는 추격신은 많지 않은 대신 조직 안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약육강식의 공간이 색다른 서스펜스를 제공한다.

물론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악당을 무찌르는 전개가 뒤따르지만 이마저도 반전을 거듭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암시한다. 데이브레이크가 주는 메시지는 이 마지막 장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