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오는 27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주식매매계약(SPA)을 맺는다. 적자와 오너 리스크에 시달리던 아시아나가 HDC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재도약할 수 있을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으로는 적자와 부채가 심각한 아시아나가 구조조정으로 인해 순탄치 못한 인수합병(M&A) 과정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아시아나는 23일 희망퇴직을 받는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C는 금호산업과 오랜 진통 끝에 최근 아시아나 매각에 사실상 합의했다. 양측의 입장 차가 커 당초 SPA 기한으로 잡은 지난 12일을 넘겼다.


양쪽은 금호가 보유한 아시아나 구주 6868만8063주(31.05%)의 가격을 놓고 이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HDC가 요구한 3200억원대로 결정됐다. 우발채무로 인한 손해배상 한도도 쟁점이다. HDC 측은 아시아나 기내식 사태에 따른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등의 여파를 고려해 특별손해배상 한도를 10% 이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쪽은 결국 구주가격의 10%로 명시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HDC는 다음달 아시아나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이사진을 교체하고 유상증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는 1988년 취항한 이래 대한항공과 함께 국내 2대 항공사로 성장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그룹이 2000년대 후반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하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며 부채비율이 2006년 300%에서 2015년 1000%까지 증가했다.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은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을 각각 인수했다. 인수비용으 각각 6조4255억원, 4조1040억원을 썼다. 금호그룹은 재계 서열 7위로 뛰어올랐지만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건설경기 침체로 결국 대우건설 지분을 재매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매각이 지지부진하며 부실이 전이돼 금호산업,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아시아나는 2009년 구조조정의 일종인 자율협약 절차를 신청했다. 박 전 회장은 올 3월 아시아나와 금호산업 대표에서 물러났다. 금호그룹은 올 4월 채권단에 자구책을 냈지만 거절당했다. 결국 7월 아시아나 매각 공고를 냈다.

지난달 본입찰에선 HDC·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애경그룹·스톤브릿지 컨소시엄 등이 참여했다. 금호산업은 지난달 12일 HDC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HDC는 매입 가격으로 약 2조5000억원을 써냈다.

한편 업계 1위인 대한항공의 올 상반기 누적 매출은 6조2599억원, 영업이익은 419억원이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는 매출 3조4685억원에 1169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정몽규 HDC 회장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난달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아시아나가 업계 최고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도록 기술과 서비스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HDC는 2조원 이상의 자금을 아시아나 재무구조 개선과 기업 정상화에 투자할 계획이다. 아시아나 자본금은 현재 1조4000억원에서 3조원 이상으로 늘어나고 부채비율은 277%로 떨어질 전망이다. 다만 일본 불매운동 등으로 인한 일본 노선 급감, 저비용항공사(LCC) 확대로 업계 경쟁이 심화돼 매출 신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몽규 회장(오른쪽). / 사진=임한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