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금융이 금융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해 10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올해 8월 제도권 진입을 앞두고 있어서다.

P2P금융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가 대출자에게 돈을 빌려준 대가로 수익을 받는 형태의 사업 모델이다. 대출자가 연 10~15% 내외의 이자를 내면 투자자는 이자의 일부를 수익으로 번다. 여기서 P2P금융회사는 대출자와 투자자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낸다.


그동안 P2P금융은 대부업으로 분류돼 행정지도를 받았다. 행정지도는 법적강제력이 없어 사기‧횡령 문제가 발생하고 투자자 피해가 끊이질 않았다. 제도권 진입을 앞둔 지금도 투자자의 돈을 ‘먹튀’하는 업체에 대한 우려가 높다.

P2P금융 거래규모 1위 테라펀딩을 이끄는 양태영 대표는 “국내 P2P금융은 세계 최초로 법제화에 성공한 만큼 P2P금융시장이 글로벌마켓으로 성장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며 “P2P금융상품의 건전성과 공신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중‧소형 주택 건축주 돕는 ‘해결사’


양 대표가 생각하는 P2P금융은 기존 금융회사가 끌어안지 못하는 틈새시장, 서민의 대출을 포용하는 금융이다. 그는 지난 10년 부동산 경매‧투자업무를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다세대‧다가구주택 등 중·소형 주택 건축주의 어려움을 해소해주는 해결사로 나섰다.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사진=장동규 기자
양 대표는 테라펀딩을 창립한 후 삼성물산을 비롯한 국내 유수 건설사에서 공사·공무 경력 10년 이상의 전문가를 영입하고 대출 이후 공정과 자금 집행을 관리해 준공리스크를 낮췄다.
그 결과 많은 투자자로부터 10만원 단위 자금을 모아 총 4128세대(연면적 39만4892.3㎡)에 약 7159억원의 대출을 실행했다.

전국 총 55개 지역에는 221건의 다세대·연립 주택이 신축됐다. 고금리 건설사채를 이용하던 영세 사업자들은 테라펀딩을 통해 중금리대출로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는 은행이자 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은 셈이다.

양 대표는 “대형 건설사가 시공하는 아파트는 자금운용이 안정적이지만 중‧소형 건축사업은 공사대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토지 매입, 설계 과정에서 건축물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 공사 품질 관리, 각종 금융, 준공 이후 분양·임대 과정에 대한 솔루션 등 중‧소형 주택 건축주를 돕는 원스톱 금융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은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거액의 돈이 거래되는 전통적인 금융시장이다. P2P금융 투자자들은 부동산 담보물의 안정성과 수익률을 판단해 투자하고 대출자들은 은행보다 더 높은 금리로 돈을 빌려 주택마련 자금, 생활비용에 쓴다.
 
양 태표는 “연 10% 넘는 금리의 주택담보대출을 빌리는 사람은 대부분 급한 생활자금이 필요한 것”이라면서 “주택구입 용도의 대출은 취급하지 않고 심사과정에서 자금 사용용도가 불분명해 주택매매자금으로 활용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도 대출을 제한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P2P금융을 통해 취급된 주담대 잔액규모는 2920억원으로 집계됐다. 평균대출금액은 5000만원의 소액담보대출로 생활자금과 긴급자금, 고금리 대출 대환 등 서민형 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연체율 한자리까지… 건전성 관리 최우선

지난해 말 기준 테라펀딩의 누적투자금액은 1조원을 육박한다. KB금융과 하나금융,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등 금융회사와 건설사 등이 220억원을 투자해 유치금액은 330억원을 넘어섰다.

문제는 덩치가 커진 만큼 연체율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테라펀딩 연체율은 12.2%다. 상위 30개 대부업체 연체율이 7%대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사진=장동규 기자
양 대표는 “부실 채권을 팔아 연체율을 낮출 수 있지만 고객의 원금 손실을 줄이기 위해 자체 채권추심을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는 연체율을 한자리로 줄이는 것을 핵심과제로 추진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더 보수적으로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잇따른 부동산규제로 거래가 줄고 부동산업황이 악화돼 부동산PF상품의 높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부동산시장은 정책에 따라 흐름이 크게 바뀌기 때문에 시기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대표는 “지난 5년간 스타트업은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중기계획을 잘 세우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월 단위, 분기 단위로 P2P금융상품을 점검하고 경험을 쌓아 금융시장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장기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창립 6주년을 맞은 테라펀딩은 직원수 100명이 넘는 큰 조직으로 성장했다. 20여명에서 시작한 스타트업이 5배가 늘어났다. 그는 꼼꼼한 감리작업이 있어야 하는 부동산과 전문지식이 필요한 P2P금융 전산작업에 인력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양 대표는 올해 경영목표로 테라펀딩의 흑자전환을 내세웠다. 2017년 4억8600만원의 흑자실적을 거둔 후 2018년 20억2100만원 적자, 지난해도 적자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양 대표는 “올해는 국내 금융시장의 이단아로 불리던 P2P금융이 제도권에 들어가는 의미있는 연도인 만큼 흑자전환에 성공해 부동산·금융·정보통신(IT) 분야의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고 심사 시스템 및 리스크관리 프로세스 고도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5호(2019년 12월31일~2020년1월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