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저격했다. 선친의 공동경영 유훈을 거스르고 있다는 것이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전 회장의 별세 후 조원태 회장이 그룹 총수에 오르면서 잠잠해졌던 한진가 3남매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수면 위에 떠오르고 있다.
◆누나가 뿔난 이유

한진가 3남매의 장녀인 조 전 부사장이 칼을 빼들었다. 그는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법무법인 원은 “선대 회장은 생전, 가족들에게 화합을 통한 공동경영의 유지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조원태 회장이 선친의 뜻을 거스르고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원은 “조원태 대표이사는 선친의 공동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독단적으로 운영”한다며 “여전히 가족 간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는 상황”이라고 비난했다.


조 전 부사장은 동생을 그룹 총수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법무법인 원은 “상속인 간 실질적인 합의 및 충분한 논의없이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이 지정됐고 조 전 부사장 복귀 관련 합의도 없었지만 대외적으로는 합의가 된 것처럼 공표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조 전 부사장은 자신도 고 조양호 전 회장의 상속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법무법인 원은 “조 전 부사장은 작고한 조양호 회장의 상속인 중 한명이며 한진그룹의 주주”라며 “선대 회장의 유지에 따라 한진그룹을 지속적으로 성장 및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으며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공식입장, 오히려 마이너스?

조 전 부사장의 입장을 종합해보면 조원태 회장의 총수지정과 자신의 경영복귀 불발 등이 이번 공식입장 발표의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현재 조 전 부사장은 한진가 3남매 중 유일하게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의 언론 플레이가 그의 경영복귀 등으로 곧장 이어질지 미지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진그룹은 “회사경영은 회사법 등 관련 법규와 주주총회, 이사회 등 절차에 의거해 행사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대한항공노동조합도 성명서를 통해 조 전 부사장의 이번 공식입장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대한항공노조는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땅콩회항 사건을 통해 대한항공을 나락으로 추락시킨 장본인”이라며 “이후에도 여러 사건·사고를 통해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용서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비난했다.

◆KCGI 등과 손 잡을까

업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사모펀드인 KCGI와 손잡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조 전 부사장은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을 듣고 협의하겠다”며 타 주주와의 연대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언론을 통해 공식입장을 밝힌 것이 그룹 내부에 자신의 우군이 많지 않기 때문이 아니겠냐는 해석도 나온다. 조 전 부사장이 그동안 총수일가의 경영행태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해온 KCGI와 손을 잡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KCGI는 지난해 주총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경영에 개입할 수 있음을 과시한다. 최근에도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한진칼 지분을 늘렸다. 2019년 12월23일 기준으로 지분율은 기존 15.98%에서 17.29%까지 올랐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5호(2019년 12월31일~2020년 1월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