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장발장' 사건의 주인공 A씨. /사진=SBS 궁금한이야기 Y 방송화면 캡처
지난 10일 인천 중구의 한 마트에서 물건을 훔치다 경찰에 붙잡힌 '인천 장발장' 부자의 예상치 못한 반전 스토리에 온라인 세상이 뜨겁습니다. 훈훈한 미담 사연이 어느새 막장 반전 드라마로 변질됐는데요. '그래도 아직 살만한 세상이구나'하는 기대감이 '역시 믿을 사람 없네'하는 실망으로 바뀌었습니다.
◆인천 장발장의 눈물, '거짓 연극'이라면
경찰에 붙잡혔을 당시 아버지 A씨는 벌벌 떨면서 "너무 배고파 해선 안 될 일을 했다"며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그 말을 믿은 마트 주인은 선처를 구했고 경찰관은 훈방으로 끝낸 뒤 부자를 국밥 집으로 데려갔습니다. 현장에서 사연을 곁들은 남성은 국밥 집으로 따라와 돈 봉투를 놓고 사라졌습니다. 이 사건이 언론을 타면서 전국에서 후원금이 2000만원이나 모였습니다.
A씨 부자가 마트에서 절도를 하는 모습. /사진=MBC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캡처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드러난 A씨의 모습은 당초 알려진 것과는 정반대였습니다. 빙송에 따르면 A씨는 다달이 주어지는 기초생활보장수급비 135만원을 도박으로 탕진하고 도둑질을 일삼았습니다. 방송 제작진이 A씨를 찾아낸 곳도 PC방이었습니다.
A씨는 방송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유명해질 줄 몰랐다. 후원 받을 자격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기도 했습니다.
◆거짓말로 절도죄 처벌 모면, 처벌할 수 있을까?
방송 이후 거짓말로 절도 사건을 모면한 A씨를 원래대로 처벌해야 하지 않느냐는 댓글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동정심만큼 배신감도 큰 모양입니다.
사실 A씨가 거짓 진술을 한 것은 맞지만 이 때문에 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없습니다. 피의자가 자기 혐의를 부인하는 진술이라면 거짓말이라도 위증으로 처벌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단 위증은 법정에서 선서를 한 증인에 대해서만 따질 수 있는 범죄이기 때문에 피의자가 법정 밖 조사실에서 거짓말을 하는 것은 형사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법정에서도 피고인이 법정에서 스스로를 위해 거짓말하는 것은 '방어권'으로 보호받습니다.
물론 단순 거짓말을 넘어 증거를 날조해 수사기관을 속여넘기는 경우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이 경우, 위증죄가 아닌 공무집행방해죄가 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증거를 날조해 수사에 혼선을 준 데 대한 법적 책임을 묻는 거죠.
대법원은 혈중알콜농도를 측정하려는 경찰관에게 다른 사람의 혈액을 건네줘 경찰관을 속인 음주운전자에게 공무집행방해 혐의 유죄 판결을 확정한 바 있습니다.(2003도1609)
A씨가 거짓말로 기부금이나 물품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기 어렵습니다. A씨가 고의로 금품을 노리고 거짓말을 했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인데요.
A씨의 경우, 자기 의사와 상관없이 사람들이 모아준 걸 받은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기죄가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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