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금융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최근 미군의 공습으로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사망하면서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북한 리스크와 더불어 잠재적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군의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살 이후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맹비난하면서 미국과 이란 간 전면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도 3000명이 넘는 추가 병력을 파병하기로 결정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솔레이마니 제거를 직접 지시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미국은 이란을 비롯한 중동 지역에 자국의 역량을 모두 쏟아 부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증권가에선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능성은 낮지만 잠재적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한 국내 주식시장에선 단기 차익실혈 욕구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은 6일 미국과 이란이 전면전을 펼칠 가능성은 적지만 국내 주식시장에서 단기 차익실현 욕구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이란간의 군사충돌 가능성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대됐다"며 "주가 측면에서는 밸류에이션 부담과 강세 흐름을 반영했을 때 단기적인 차익실현 욕구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위험을 회피하려는 기간은 이란의 보복 강도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라며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할 경우엔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이란이 전면전을 펼칠 가능성은 적다고 봤다. 최근 6개월 동안의 경제제재로 이란이 전면전을 치를 수 있는 경제력은 미약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여기에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동맹국들이 미군을 공식 지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란이 전면전을 단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반면 하이투자증권은 미국 대통령 선거 전까지 북한 리스크와 더불어 잠재적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당장 전면전 군사충돌로 확산되지 않더라도,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주기적으로 작용하는 변수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란발 리스크가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당장 큰 충격을 줄 악재는 아니지만 미국 대선이 11월 중에 있음을 감안할 때 글로벌 금융시장이 간과할 수 없는 리스크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그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전면적 군사 충돌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낮게 평가한다"면서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선에 도움이 될지 불확실하며 무력충돌 시 미국 경기가 미 대선 직전 침체 국면에 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동맹국의 지지여부도 불확실하다"고 판단했다.
국제유가가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3일 솔레이마니 장군이 미국 드론 공습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당일 WTI 가격은 배럴당 63.1달러로 마감해 전날보다 3.1% 올랐다.
백영찬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리포트를 통해 “OPEC+ 회원국의 감산 결정과 미·중 무역협상 1차 합의로 국제유가는 수요 증가가 전망돼 지난달 말 WTI는 전달보다 10.7% 상승했다”며 “이번에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험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국제유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 국제유가는 이란의 보복방식과 강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이란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으로 ▲중동지역 내 미군 기지 공격 ▲중동지역 수니파 원유생산 기지 파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을 언급했다. 그는 “이란으로서도 전면전 카드는 쉽게 꺼내 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