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왼쪽에서 두번째)와 정부 당국자들이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확대회의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정부가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의 입국 금지'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외교 비화를 의식한듯 '특정국가'나 '중국인'이라는 단어는 언급하지 않았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확대회의를 열고 "오는 4일 0시부터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내 방문했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후베이성을 방문한 우리 국민의 경우 입국 후 14일 간 자가격리를 실시해야 한다.

정부가 특정국가의 입국금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가 다시 입장을 바꾼 것은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계속 늘어난 데다 정부 전세기로 국내 입국한 우한 교민의 확진이 확인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제주특별자치도와 협의해 무사증 입국제도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무사증 입국은 관광을 목적으로 제주를 찾는 외국인이 비자 없이 입국해 30일간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게 허용한 제도다. 하지만 제주에서 체류했던 중국인 관광객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도내 불안감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제주도도 법무부에 중국인 대상 무사증 일시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정 총리는 "지역 내 바이러스 확산 경로를 더 차단해야 한다"며 "밀접 접촉자, 일상 접촉자 구분 없이 전체 접촉자에 대해 자가격리를 하고 집단시설에 근무하는 분이 중국을 다녀온 경우 14일간 업무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가 중국인 전체에 대해 입국을 제한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역시 중국 후베이성에 거주하는 중국인과 체류 외국인에 대해서만 입국을 금지시켰다.


올 상반기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 일정은 계획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이미 정한 외교 일정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며 "중국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고 일각에서 제기하는 외교 마찰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은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에 대해 미국 입국을 잠정 금지했다. 싱가포르도 중국을 다녀온 이력이 있는 모든 사람에 대해 입국을 금지하고 중국인의 비자 발급을 중지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중국으로 가는 항공편과 중국에서 나오는 항공편 둘 다 이착륙을 금지하는 강도 높은 조치를 취했다. 몽골과 북한은 중국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모든 국경 검문소를 폐쇄했다.

정 총리는 "현재 위기 경보단계인 경계 상태를 유지하되 최고단계인 심각단계에 준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