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에서 뛰었던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 /사진=로이터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인터밀란에 둥지를 튼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계약 연장 불가를 선언한 후 구단으로부터 느꼈던 분위기를 전했다.
에릭센은 지난 1월이적시장에서 토트넘을 떠나 인터밀란으로 이적했다. 인터밀란은 토트넘과의 계약기간이 6개월 밖에 남지 않은 에릭센을 1700만파운드(한화 약 260억원)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데려왔다.

에릭센은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리버풀에게 패한 뒤 이적을 추진했다.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이 에릭센 영입을 희망했으나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거액의 이적료를 부르며 에릭센이 떠나는 걸 막았다. 이에 에릭센이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토트넘은 계약 종료 전 마지막 이적시장에서 그를 판매했다.


이에 대해 에릭센은 공개적으로 토트넘 구단에 실망했음을 내비쳤다. 에릭센은 영국 매체 BBC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토트넘 구단이 당신의 등을 민 것인가'라는 질문에 수긍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계약 종료가 임박하면, 그 선수는 '검은 양'(무리의 분위기를 흐리는 이를 악의적으로 지칭하는 말)이 된다"라며 "떠나고 싶다고 말한 뒤, 라커룸에서 나는 '나쁜 사람'이 됐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토트넘 구단 내에서 직간접적으로 압박을 받았음을 언급한 것이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홋스퍼 회장. /사진=로이터

이어 "토트넘 구단이 원하는 건 이적료였다. 막판까지 다니엘 레비 회장과 토트넘이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 그가 이적을 허가할 수도, 막을 수도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조세 무리뉴 감독이 자신의 출전기회를 일부 제한한 것에 대해서는 "잘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에릭센은 "선수가 떠나려고 하면 감독으로서는 선수의 출전을 아예 막아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무리뉴는 그러지 않았다"라며 "비록 선발에서는 빠졌지만, 난 몇 경기에 출전해서 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한편 에릭센은 인터밀란으로 가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원했다. 프리미어리그에 남는 건 보다 쉬운 해답이었다. 토트넘에 남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새로운 나라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길 원했다. 인터밀란이 내게 접근했을 때, (이적을 결정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