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군 진교면 태양광발전설비 ESS에서 지난해 10월21일 오후 4시 14분께 과부화 등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 사진=하동소방서
지난해 8월 이후 발생한 5건의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고 원인이 높은 충전율과 배터리 이상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ESS 화재사고 조사단은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국내 ESS 사업장에서 발생한 5건의 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화재가 발생한 장소는 ▲충남 예산 ▲강원 평창 ▲경북 군위 ▲경남 하동 ▲경남 김해 등 5곳이다. 예산, 군위, 하동 등 3곳은 LG화학의 배터리가 사용됐고 나머지 2곳은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조사단은 이 가운데 예산, 평창, 군위, 김해 등 4곳에서 배터리 이상을 화재원인으로 추정했다. 하동은 노출된 가압 충전부에 외부 이물이 접촉하여 화재가 발생된 것으로 추정했다.

사업장별 화재 원인을 보면 예산은 배터리가 발화지점인 것으로 분석됐고 현장에서 수거한 배터리에서 내부발화 시 나타나는 용융흔적을 확인했다고 조사단은 설명했다.

사고사업장과 동일모델, 동일시기에 설치된 인접 ESS 사업장에서 유사한 운영기록을 보인 배터리를 수거하여 해체·분석한 결과 일부 파편이 양극판에 점착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배터리 분리막에서 리튬-석출물이 형성된 것도 확인했다.


평창도 배터리가 발화지점으로 분석됐으며 과거운영기록에서 충전 시 상한전압과 방전 시 하한전압의 범위를 넘는 충·방전 현상이 발견됐다. 특히 이 경우에 배터리 보호기능도 동작하지 않았던 것을 확인했다고 조사단은 전했다.

사고사업장과 동일모델, 동일시기에 설치된 유사 ESS 사업장에서 유사한 운영기록을 보인 배터리를 수거해 해체·분석한 결과 양극판 내부손상이 확인됐고 분리막에서 구리성분이 검출됐다.

군위 역시 폐쇄회로영상(CCTV)과 운영기록을 통해 배터리가 발화지점인 것으로 분석됐고 현장조사에서 수거한 배터리에서 내부 발화시 나타나는 용융흔적도 확인했다.

사고사업장에서 전소되지 않고 남은 배터리 중 유사한 운영기록을 보인 배터리를 해체·분석한 결과 음극활물질 돌기 형성을 확인했다.

하동서 발생한 화재는 2열로 구성된 ESS 설비 중 한쪽에서 급격한 절연성능 저하가 먼저 발생했고 이후에 다른 쪽의 절연성능도 서서히 저하된 것을 확인했다.

다만 배터리 이상으로 지목할 수 있는 운영기록은 확인되지 않았고 화재를 유발할 수 있는 환경영향 가능성도 현장조사 결과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진해는 배터리에서 연기가 발생하고 시스템 운영기록(EMS)을 통해 배터리가 발화지점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6개월 동안 화재가 발생한 지점의 배터리들 간에 전압편차가 커지는 경향도 확인했다.

사고사업장과 동일모델, 동일시기에 설치된 유사 ESS 사업장에서 유사한 운영기록을 보인 배터리를 수거하여 해체·분석한 결과 양극판 접힘현상이 발견됐다. 또 분리막과 음극판에 갈변·황색반점이 확인돼 이를 정밀 분석한 결과 구리와 나트륨 성분 등이 검출됐다.

조사단 관계자는 “높은 충전율 조건(95% 이상)으로 운영하는 방식과 배터리 이상 현상이 결합돼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며 “충전율을 낮춰 운전하는 등 배터리 유지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화재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ESS 사업장에서 배터리 운영기록 저장·보존과 운용에 대한 관리가 미흡해 사고예방과 원인규명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신규 뿐만 아니라 기존 ESS에도 시스템·배터리 운영기록을 저장하고 보존하는 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