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방문으로 인해 7일 오후 임시휴업에 돌입한 가운데 백화점 외벽에 붙은 임시휴점 안내문 앞을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안경달 기자
7일 금요일 오후 3시, 서울 중구의 롯데백화점 본점. 백화점 바깥은 이 시간대 서울 중심가가 항상 그렇듯 사람들로 붐볐으나 내부는 어딘가 낯설었다. 사람의 열기가 전혀 보이지 않는 내부에는 천으로 덮인 점포들이 조용히 밖을 내다봤다. 쉴 틈 없이 돌아가던 회전문은 잠잠히 멈춘 채 '임시휴점 안내'라는 안내문만 붙어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서울 한복판 국내 굴지의 백화점까지 문을 닫아걸게 만들었다.
7일 롯데백화점 측은 이날 질병관리본부로부터 23번째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지난 2일 백화점 본점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이날 곧바로 휴업 조치에 들어갔다. 백화점 안에 있던 고객들에게 방송을 통해 해당 사실을 통보하고 오후 2시를 기해 전원 퇴장시켰다. 안에서 점포를 운영하던 직원들도 마무리 정리를 한 뒤 3시에 퇴근했다. 백화점 건물 안에는 출입을 통제하는 보안 직원들과 일부 청소원들만이 남았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방문으로 인해 7일 임시휴업에 돌입한 가운데, 한 시민이 백화점 외벽에 붙은 임시휴업 안내문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안경달 기자
반나절도 채 되지 않아 진행된 휴업에 시민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모처럼 백화점을 찾은 이들은 직원들이 임시휴업 안내문을 외벽에 붙이는 걸 보며 서로 웅성거렸다. 서울 종로에 거주하고 있다는 한 시민은 "신종 코로나 때문에 불안해서 밖에 잘 나가지도 않다가 모처럼 어머니 모시고 외출했다"며 "오후 1시쯤 나와서 근처에서 밥을 먹고 좀 둘러볼까 싶어 백화점에 왔더니 이렇게 닫혀있다. 뉴스를 보지도 못했는데…"라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용인에서 롯데백화점을 찾아왔다는 다른 시민도 "오랜만에 쇼핑하려고 왔는데 도착해보니 휴업이라더라"라며 "이런 큰 백화점까지 문을 닫는다는게 불안하고 찜찜하다. 어딜 안심하고 가겠나"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이 7일 임시휴업에 돌입한 가운데, 직원들이 백화점 외벽에 임시휴업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사진=안경달 기자
소식을 모르기는 외국인 관광객도 마찬가지였다. 일본 교토에서 친구와 관광을 왔다는 한 여행객은 면세점을 찾았다가 문이 열려있지 않아 백화점을 반 바퀴나 돌다가 기자와 마주쳤다. 그는 기자에게 "코로나 때문에 이런 거냐"라고 물은 뒤 "백화점이 문을 닫는다는 건 못 들었다. 무서운 일이다.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지만 마스크를 쓰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라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기자가 자리를 떠난 뒤에도 한글만 가득한 임시휴업 안내판만 한참을 바라보며 친구와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다.
한편 23번째 확진자는 지난달 23일 관광을 목적으로 입국해 지난 2일 낮 12시40분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쇼핑을 했다. 이 환자는 지난 3일 관련 증상을 보인 후 6일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 조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