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성에 머물 때부터 기침 증상이 있었던 27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는 선별진료소까지 찾았지만 폐렴 증상이 없어 독감 검사만 받고 귀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소 중국 방문 후 2주 안에 폐렴 증상이 있으면 의심 환자로 분류하던 사례 정의는 지난달 28일부터 10일간 그대로 유지됐는데, 그동안 확진자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것.
1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가 공개한 25, 26, 27번째 확진자 가족의 역학조사 경과를 보면 이들 3명은 확진 판정을 받기 전 3차례나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가장 먼저 선별진료소를 찾은 건 27번째 확진자(37세 여성, 중국인)다. 이 확진자는 중국 광둥성에 방문하고 체류 중이던 지난달 24일부터 기침 증상이 있었다. 그는 같은 달 31일 마카오에서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이후 격리 될 때까지 10일간 택시를 타고 경기도 시흥시 소재 음식점(태양38년전통 그옛날손짜장) 등을 찾으면서 총 32명과 접촉(자가격리 조치)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지난 5일 오후 3시30분 자신의 자동차로 시흥시 소재 신천연합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았지만 신종 코로나 관련 검사는 물론 의심(의사) 환자로도 분류되지 않았다.
이 확진자가 중국을 방문했지만 당시 신종 코로나 신고 및 대응을 위한 사례정의에서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중국 방문 후 14일 이내 영상의학적으로 폐렴이 확인돼야 신종 코로나 검사 대상이었기 때문. 결국 사례 정의에 부합하지 않은 27번째 확진자는 인플루엔자(독감) 검사(음성)만 받았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당시에는 인후통과 기침과 발열 증상이 있으셔서 인플루엔자 검사를 받으셨고 인플루엔자는 음성으로 확인이 된 바 있다"며 "중국에서 오셨기 때문에 흉부방사선 촬영 검사를 하신 것으로 돼 있는데 거기에서는 폐렴 증상까지 보이지 않아 당시 사례 분류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검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례 정의 확대가 좀 더 빨랐다면 최종 확진 판정일(9일)보다 최대 4일 전 확진 판정을 받을 수 있었다. 더욱이 이때는 시어머니가 증상이 나타나기 하루 전이었다.
현재까지 방역 당국은 이 확진자가 입국한 뒤 같이 생활한 남편인 26번째 확진자(51세 남성, 한국인)와 시어머니인 25번째 확진자(73세 여성, 한국인)가 가족 내 전파로 2차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모자도 어머니가 지난 6일쯤부터 발열, 기침, 인후통 등 증상으로 같은 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았지만 검사는 즉시 이뤄지지 못했다.
이들은 증상 발현 바로 다음날인 지난 7일 오전 9시와 8일 오후 2시쯤 신천연합병원 선별진료소에 총 2차례 방문했다. 지난 7일 오전 의료진이 중국을 다녀온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검체 의뢰 기관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검사는 하루가 지나서야 이뤄졌다.
정은경 본부장은 "중국을 직접 다녀오시진 않으셨지만 중국을 다녀온 가족이 있고 그래서 의사의 소견으로 의사환자로 의심을 하는 상황이었다"라면서도 "(의사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을 하셨는데 이 검체를 어디로 의뢰할 건지에 대한 정리가 안 돼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날은 검사가 진행이 안 됐고 그 다음날 검사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아마 민간 의료기관으로 검사가 확대되고 검사에 대한 수탁의뢰 부분들이 정리가 안 됐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결국 27번째 확진자는 선별진료소를 찾은 지 4일, 25·26번째 확진자는 이틀 만에 검사 결과 양성이 나왔다.
정 본부장은 이처럼 검사가 늦어진 데 대해 "저희도 조금 안타까운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