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코로나19 국내 31번째 확진자인 A씨(61세)를 향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교회, 호텔 뷔페 등 A씨가 감염상태로 지역사회를 활보해 무더기 감염사태를 일으켰기 때문인데요. 무엇보다 A씨가 입원 중인 한방병원 의사의 거듭된 충고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검사를 거부한 데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A씨는 교통사고를 이유로 한방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었다고 합니다. 입원 이틀 만에 고열 증세를 보여 독감 검사를 진행했지만 음성이 나왔고 이후 폐렴 증상이 나타나자 한방병원 측이 A씨에게 코로나19 검사를 두차례 권유했는데요. A씨는 "확진자를 만난 적도 없고 해외도 나가지 않았다"며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고열 증세는 사그라들지는 않아 병원은 다시금 A씨를 설득했고 결국 A씨는 지난 17일 수성구 보건소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결과적으로 한방병원 측이 코로나19 검사를 세차례 권유한 끝에야 검사가 이뤄진 셈인데요. 이처럼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가 거듭 검사를 미루는 경우,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 검사 권유 거부해도 처벌 방법 없어

결론부터 말하면 현 수준에선 환자가 검사를 계속 거부한다고 해도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코로나19가 아직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지난달 코로나19를 ‘제4급 감염병’에 포함시키는 감염병예방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됐지만 아직 국회 계류 중입니다. 제4급 감염병은 국내에서 새롭게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감염병이거나 국내 유입이 우려되는 해외 유행 감염병을 지칭합니다.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되면 관리기본계획이나 감시, 차단조치등 전염병 사전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됩니다. 아울러 의심환자가 검사를 거부했을 때 전염병예방법에 따라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의심환자 처벌 조항은 오는 6월 시행 예정으로 당장은 적용이 불가합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81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1. 정당한 사유 없이 제74조의2제1항에 따른 자료 제공 요청에 따르지 아니하거나 거짓 자료를 제공한 자, 검사나 질문을 거부ㆍ방해 또는 기피한 자
[시행일 : 2020. 6. 4.]

이와 달리 중국 등 해외를 다녀오거나 확진환자 등과 밀접 접촉해 자가격리 대상으로 분류된 경우, 지침 위반시 의심환자라도 형사처벌이 가능합니다. 자가격리를 거부하거나 자가격리 중 임의로 타인과 접촉할 경우, 감염병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정부는 앞서 자가격리 수칙을 지키지 않는 격리환자를 발견할 경우 전염병예방법 제80조에 따라 벌금형으로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현행 감염병관리법은 자가격리 수칙 위반에 대해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요. 처벌 수위를 높여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한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입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1조(감염병환자등의 관리) ① 감염병 중 특히 전파 위험이 높은 감염병으로서 제1급감염병 및 보건복지부장관이 고시한 감염병에 걸린 감염병환자등은 감염병관리기관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야 한다.

실제로 이번 코로나19의 15번째 확진환자는 자가격리 기간 중 외출을 하거나 타인과 식사를 하면 안 된다는 지침을 어기고 친척들과 식사를 하기도 했는데요. 그 결과 처제에게 병을 옮겼습니다.

앞서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는 자가격리 수칙 미준수로 고발된 2명 중 1명에게 벌금형이 선고된 바 있습니다.

◆ 검사 거부해 병 옮겼다면 손해배상청구 가능할까

31번 환자에게 확진판정이 내려진 지 하루만에 대구·경북 확진자 수가 10여 명으로 불어났는데요. 31번 교회, 병원 등 31번 환자와 접촉 경험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만약 31번 확진자와의 접촉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 사실이라면 31번 환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민법은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규정합니다. 31번 확진자에 의해 폐렴에 걸렸다는 사실과 피해자의 손해와의 인과관계가 인정될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데요.

의사가 '코로나일 수 있으니 검사를 해보라'고 권유했음에도 이를 거부하고 사람이 밀집한 장소에서 개인 활동을 한 31번 확진자의 경우 손해에 대한 고의를 따져볼 수 있습니다. 감염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했어도 폐렴 증상으로 항생제를 맞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과실이 인정될 수 있을 텐데요. 아울러 31번 확진자의 이동 경로가 추가 확진자들과 겹치거나 잠복 시기가 일치한다면 인과관계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