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앱 라이트 출시 황승익 한국NFC 대표 인터뷰
여기 프로메테우스를 꿈꾸는 이가 있다. 덩치는 작지만 맷집이 강한 한국 NFC의 황승익 대표 이야기다. 한국 NFC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이용한 간편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업체다.
한국 NFC는 지난해 8월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개인도 카드결제를 받을 수 있는 ‘페이앱 라이트’를 출시했다.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페이앱 라이트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비사업자 신용카드 결제서비스다. 스마트폰에 페이앱 라이트앱만 설치하면 누구나 카드결제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현금 없는 사회를 목전에 앞둔 지금, 금융혁신을 위해 달려온 황 대표에게 고충과 비전을 물었다.
◆페이앱 라이트의 탄생
2014년 4월 설립된 한국 NFC는 같은해 6월부터 금융위와의 씨름을 시작했다. 한국 NFC는 당시 별도의 카드등록 절차 없이 쇼핑을 하다가 휴대폰에 카드를 대면 결제가 되는 ‘무등록형 간편결제’ 서비스를 개발했다.
황 대표는 서비스 인허가를 위해 금융위 문을 처음 두드렸다. 2년 6개월간 소위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뺑뺑이’를 돌며 관련 규제 네개를 없앴다. 핀테크 업체와 관련된 업무 창구 ‘핀테크 지원센터’가 설치된 것도 그의 공로 중 하나다.
하지만 30개월이라는 시간은 냉정했다, 이미 유사한 서비스가 시장에 쏟아진 상태였다. 대부분 대형업체들이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이들의 마케팅 공세를 이길 여력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사업모델 전환을 결정했다. 그렇게 사업자등록이 된 판매자 위주의 간편결제서비스 ‘페이앱’이 탄생했다.
페이앱 서비스는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앱)이 카드 단말기 역할을 하는 개념이다. 황 대표는 이를 ‘앱포스’라고 강조했다.
“온라인에서 물건을 판매하려면 쇼핑몰을 별도로 만들어야 하는 것과 달리 우리 서비스는 포스팅으로도 물건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2만5000여명의 인플루언서들이 페이앱을 이용합니다”
사업자들은 비싸고 무거운 단말기기를 대체한 페이앱 서비스에 열광했다. 현재 페이앱 서비스의 월 평균 거래액은 600억원에 육박하며 5만개가 넘는 가맹점이 등록돼있다. 다만 페이앱 서비스는 사업자들만 사용이 가능한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비사업자들의 사용 문의가 잇따랐다.
“페이앱이 입소문을 타자 사업자등록이 되지 않은 판매자나 용역 제공자들에게서 이 서비스를 쓰게 해달라는 문의가 늘기 시작했어요. 주로 과외 교사, 취미로 수공예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사람, 대리운전 기사, 노점상 상인 등의 요청이었습니다”
이들의 요청을 수렴해 2017년부터 개인 간 카드결제서비스 ‘페이앱 라이트’를 추진했다. 페이앱 라이트 서비스는 기존 패이앱 이용자의 폭을 사업자에서 일반인으로 확대한 서비스다.
황 대표는 서비스 허가를 받기 위해 다시 금융당국의 문을 두드렸다. 첫 장벽은 ‘사업자가 아니면 카드가맹이 될 수 없다’고 못 박은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이었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규제 완화 요청을 수용하겠다고 했지만 금융위는 곤란하다는 입장이었다. ‘건전한 신용카드 거래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였다.
다행히 지난해 4월 시행된 금융혁신지원특별법에 ‘비사업자도 카드가맹이 될 수도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한국NFC의 페이앱라이트 서비스는 규제샌드박스로 지정돼 2년 만에 서비스 허가를 받았다.
◆한국의 후불결제시장 경쟁력 있어
문제는 페이앱라이트에 16가지 ‘부가조건’이 붙었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것이 한도금액. 1회 결제 시 최대 50만원, 월 200만원, 연간 한도 2400만원이라는 제약 탓에 고가 물품 거래 시 여러번 나눠서 결제를 해야 하는 웃픈(웃기고도 슬픈) 상황도 발생한다.
단일거래 30만원 이상의 결제 건 발생 시 거래 내역도 확인해야 한다. 카드깡 악용 소지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30만원 이상 결제한 이용자에게 계약서나 근거서류를 요청하며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결제내역이 취소될 수 있다고 안내해야 한다. 이런 확인 작업을 전담하는 콜센터 직원만 3명이다.
“요즘 과외비도 보통 30만원부터 시작한다”고 지적한 황 대표는 금융위에 한도기준을 월에서 년으로 넓히고 과외비처럼 매월 발생하는 반복 거래에 대한 확인 의무도 없애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현금없는 사회를 목전에 둔 지금, ‘산 넘어 산’을 반복하며 그가 이루고 싶은 목표는 뭘까. 그는 후불결제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국내 간편결제서비스 대부분은 카카오페이처럼 선불 충전 방식이다. 이용자 입장에서 선불형 간편결제를 여러개 동시에 이용하면 잔액관리가 번거로워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돈세탁 수단으로 악용될 문제도 선불형 페이의 취약점이다.
“신용카드 사용률이 80%에 육박하는 우리나라는 외상으로 소도 잡아먹는 시장입니다. 그만큼 리스크 관리를 잘한다는 의미죠. 이 특성을 잘 살려서 세계적인 후불시장을 개척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의 염원처럼 후불시장이라는 거대한 ‘판’을 깔려면 금융당국의 지원이 필수다. 금융당국은 진흥기관이 아니라 규제기관에 가까운 것 같다고 지적하던 황 대표는 금융위에 바라는 바를 말했다.
“사회나 기술은 빨리 바뀌는데 한국의 법은 이를 못 따라고 있습니다, 공무원이 유권해석을 폭넓게 하지 못하는 상황도 안타깝습니다. 모래 놀이터(샌드박스)를 만들어줬으면 놀이터 안에서는 자유롭게 놀게 해주면 안 될까요?”
☞ 본 기사는 <머니S> 제634호(2020년 3월3일~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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