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사진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임한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우려에 기준금리를 1.0~1.25%로 전격 인하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7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이로써 지난 2018년 0.5%포인트까지 벌어졌던 한미 기준금리 격차(상당기준)는 '제로'가 됐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국내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한미 기준금리의 역전 현상이 해소돼 한은이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코로나 쇼크 긴급처방… 트럼프 기준금리 또 압박

이날 미 연준은 금리인하 결정 이유로 코로나19 쇼크를 꼽았다. 미 연준은 성명서에서 "미국 경제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하다"면서도 "코로나바이러스가 경제 활동에 점차 진화하는(evolving) 위험을 가하고 있다. 이런 위험에 비춰, 완전고용과 물가 안정 목표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금리를 0.5%포인트 낮추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준은 경제 전망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적절하게 도구를 사용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연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0.25%씩 금리를 내렸다. 0.5%포인트에 달하는 '빅 컷' 인하는 12년 만이다. 앞으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높다. 미 연준은 이달 17~18일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3월과 4월에 금리인하 시그널을 보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준금리 인하 발표 직후 트위터를 통해 추가 인하를 주문했다. 그는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공격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서는 점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평등한 입장에서 경기하고 있지 않다. 미국에 공평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침내 연준이 (과감한 기준금리 인하를) 주도할 시간이다. 보다 완화하고 낮추라"고 적었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 해소… 금리인하 가능성 솔솔

한은은 코로나 사태가 3월중 정점에 도달한 뒤 진정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지난달 회의에서 금리를 묶었다. 늦어도 다음 금통위가 열리는 4월에는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코로나 사태 확산으로 경제적 충격이 커지고 있어 금리인하를 마냥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한은의 금리인하 가능성도 고조되고 있다. 사실상 연준이 금융위기 대응 수준의 선제적 처방을 내놓으면서 한은도 조만간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또 일본 중앙은행과 영국 영란은행, 유럽중앙은행(ECB) 등 잇따라 특별 성명을 내며 미 연준과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호주 중앙은행도 지난 3일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0.50%로 인하했다.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 행렬에 동참을 선언하면서 한은의 신중론이 도마 위에 오르게 된 것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연 1.25%)보다 더 낮아져 금리 역전현상이 해소된 것도 한은으로선 금리 인하 부담을 덜 수 있는 요인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4월 금통위 때 금리를 내릴 것으로 판단하며 코로나19 사태 악화 시에는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를 내릴 것이라 본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정부가 '슈퍼 추경'을 확정한 만큼 경기 부양 효과를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한은이 전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늦어도 4월 FOMC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이라며 "한국은 당초 예상보다 2배 가까이 확대된 10조원 안팎의 추경을 포함한 30조원 수준의 재정 보강과 함께 늦어도 4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