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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폭락하면서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 투자자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DLS는 국제유가나 금, 은 등 원자재와 채권금리, 신용 등을 기초자산으로 정해진 기간에 일정 범위 내에 머물면 3~10%의 금리를 제공하는 파생상품이다.
매 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의 하락 수준에 따라 조기상환이 결정된다. 만기평가일까지 기초자산의 종가 중 어느 하나라도 각각의 최초기준 가격의 50% 미만으로 하락한 적이 있으면 원금 손실 발생 구간(녹인)에 접어들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4.6%(10.15달러) 떨어진 31.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에 10.1%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2거래일만에 32.2% 폭락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아직 상환되지 않은 원유 DLS 잔액은 1조4508억원에 달한다. 증권사 발행 DLS 상당수의 녹인 가격이 30달러 초반이며 일부는 36~37달러 선이다.

은행 PB센터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러시아에 대한 본격적인 보복과 함께 치킨게임에 돌입할 것이라고 선언한 이후 원유가 급락세를 보였다"이라며 "원유 베이스 상품은 대개 기초자산 가격의 50~60%에서 녹인 진입하는 걸로 설계됐다. 투자기간이 1년 6개월인 고객이라면 대부분이 녹인에 걸렸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유가가 더 하락하면 손실을 보는 금융투자상품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장기화되면 ELS도 녹인 배리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독일 국채 금리 연계 DLS에서 대규모 원금손실이 발생하면서 일었던 ‘DLS 대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말 공모 기준 WTI 미상환 DLS는 9140억원, 브렌트유 미상환 DLS는 5369억원이다. 사모 DLS까지 포함하면 유가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미상환 DLS 금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의 판데믹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OPEC의 감산도 종료되며 유가 하단 지지 요인이 소멸됐다"며 "당분간 유가의 하방 압력이 우세해 상반기 중 WTI 가격 범위는 배럴당 25~60달러로 하향 조정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