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음원업체 스포티파이가 국내시장 진출을 눈앞에 뒀다. 스포티파이가 국내에 진출하면 음원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사진=로이터

세계 1위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국내에 지사를 설립하고 국내 진출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스포티파이가 국내에 진출할 경우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지난 1월 서울 강남의 한 공유오피스에 ‘스포티파이코리아’를 설립했다. 한국법인 대표는 피터 그란델리우스 스포티파이 법무 총괄이 맡았다. 현재 스포티파이는 저작권 신탁업체와 음원저작권 배분을 놓고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스포티파이 공식 홈페이지의 지원국가 명단에 한국은 없어 서비스를 시작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스포티파이는 왜 인기있나
스포티파이는 고품질 음원과 인공지능(AI)을 내세워 사실상 전세계 음원업계를 평정했다. 업계는 스포티파이의 월간사용자수(MAU)는 전세계 2억7100만명에 달하며 프리미엄 사용자는 1억24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국내 음원업계에서 최고 사용자를 보유한 멜론(679만명)조차 상대가 되지 않는다.


다니엘 엑 스포티파이 창업자 겸 CEO. /사진=로이터
스포티파이의 가장 큰 장점은 AI 시스템이 상당히 정확하다는 것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장르의 음악을 선택하거나 재생하면 스포티파이는 관련 음악을 자동으로 선곡해 재생목록을 생성한다. 국내 음원업계가 제공하는 순위 시스템도 없다. 사용자는 자신이 듣고싶은 음악을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들을 수 있다.
때문에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사용자가 우회경로를 통해 스포티파이로 음악을 듣는다. 매년 스포티파이 프리미엄을 결제해 음악을 듣는 A씨는 “스포티파이가 음원도 많고 AI로 플레이리스트를 알아서 바꿔주기 때문에 편리하다”며 “국내 음원업체가 제공하는 순위 시스템도 없고 내가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결제 방법이 어렵더라도 스포티파이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바이브 “수익구조 개선”
스포티파이의 상륙 소식이 전해지며 음원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일부 업체는 음악산업에 내재된 문제점을 개선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음원 플랫폼 ‘바이브’는 음원 이용요금 구조 변화를 통해 사용자 끌어모으기에 나섰다. /사진=네이버
네이버가 운영하는 바이브는 ‘내 돈은 내가 듣는 음악에 가면 좋겠어’라는 슬로건을 내걸로 음원 수익배분 변화를 내세웠다. 현재 국내 음원산업의 수익은 플랫폼이 35%를 가져가고 65%를 작곡가, 작사가, 가수, 음반제작사가 나눠 가진다. 여기서 ‘비례배분’이라는 다소 이상한 수익배분 방식이 등장한다.
비례배분제는 이용자가 음악을 들으면서 지불한 이용요금을 플랫폼 전체의 재생 수로 나눈 뒤 곡 단가를 산정하고 이를 재생된 음원에 배분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사용하면 사용자가 음악을 들을수록 신인가수나 인지도가 떨어지는 가수가 손해를 본다.

네이버는 이 방식을 적용하면 수익구조 개선하고 음원 이용요금이 가수와 작곡가 등에 정당하게 돌아가도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윤동환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부회장은 “기존 방식이 잘못된 것이 맞다”며 “가장 합리적이고 옳은 방식”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이 방식이 의도한대로 작동할 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AI로 음원사재기 해결
SK텔레콤이 운영하는 ‘플로’는 최근 논란이 되고있는 ‘음원사재기’를 차단하고 깨끗한 음악 순위 차트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플로는 3월18일 AI를 도입한 새로운 음악차트 ‘플로차트’를 도입해 비정상적인 재생 이력을 순위산정에서 배제한다고 밝혔다. 플로차트는 비정상적으로 반복되는 재생을 순위 산정에서 제외하고 24시간 누적데이터를 활용해 순위에 반영된다. 

SK텔레콤은 FLO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음원사재기 차단에 나섰다.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이 이 방식을 도입한 원인은 국내 음원산업의 허점을 파고 든 음원사재기 병폐가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다. 음원사재기는 브로커를 통해 돈을 지불한 뒤 특정가수의 음원을 반복재생해 스트리밍 순위를 조작하는 불법행위다.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면 수익 배분에도 유리하고 홍보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악용되는 방식이다. 음원업계는 10년넘게 이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아직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아 골머리를 앓는다.
음원업계 관계자는 “음원사재기는 과거 음반사재기가 변형된 형태로 음원업계가 스트리밍 방식으로 전환된 뒤 계속 제기된 문제”라며 “데이터 수집시간을 늘리는 것이 얼마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지는 두고봐야 한다. 근본적인 문제는 순위를 집계하는 차트에 있지만 음원업체 입장에서는 이를 없애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스포티파이, 성공할 수 있나
일각에서는 스포티파이가 국내에서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들은 앞서 국내 시장에 진출한 애플뮤직을 예로 든다. 애플뮤직은 해외시장에서 60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보유했지만 국내에서는 점유율 1% 내외에 그치며 고전하고 있다.

2016년 국내시장에 진출한 애플뮤직은 점유율 1% 미만에 그치며 고전하고 있다. /사진=애플 홈페이지

애플뮤직이 국내시장에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국내 음원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애플뮤직은 과거에 활동한 가수의 음악은 존재하지 않으며 최근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가수의 음원도 충분하지 않다.
스포티파이가 이런 애플뮤직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 해외 음원이 아무리 풍부해도 국내시장에서의 승부는 결국 국내음원으로 판가름난다.

이용요금도 관건이다. 스포티파이는 유튜브와 마찬가지로 광고를 청취하면 공짜로 음악을 들을 수 있지만 광고를 제거한 프리미엄 서비스도 제공한다. 프리미엄 서비스는 월 9~15달러(약 1만2000~1만9000원) 수준으로 국내 음원업체의 서비스 가격보다 비싸다. 서비스 요금을 어떻게 책정하는지도 스포티파이의 국내시장 성공여부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