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달 초 부산에서 열린 선거대책회의에서 "총선이 끝나면 공공기관 이전 '시즌 2'를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해당 공공기관은 약 120곳이며 여기에는 국책은행 3곳이 포함된다.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9월 국회 연설에서 "수도권에 있는 122개 공공기관의 2차 지방 이전을 추진하겠다"며 운을 뗐다. 서울에서는 KDB산업은행, 한국공항공사, KOTRA 등 98곳, 경기에서는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21곳, 인천에서는 한국환경공단 등 3곳이 이전 대상으로 꼽힌다. 전체 근무 인원만 약 5만8000명으로 추산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금 요구되고 있는 공공기관들의 추가적인 이전 문제 등은 앞으로 총선을 거치면서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차 공공기관 이전 지역은 10개 혁신도시와 최근 법률 개정에 따라 혁신도시가 추가로 들어설 대전과 충남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대도시의 공동화를 일으키고 있는 10개 혁신도시 대신 지방 대도시로 이전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20대 국회에서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서울 본점을 전북 또는 부산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법안이 각각 발의됐다.
민주당 김성주(전북 전주병) 당선자는 한국투자공사·한국벤처투자 등 금융 공공기관의 추가 전주 이전을, 같은 당 김윤덕(전북 전주갑) 당선자는 전북을 ‘제3 금융 중심지’로 지정하고 산업은행을 비롯해 국제금융센터, 서민금융진흥원, 한국무역보험공사 등을 대거 이전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정치권에서 국책은행들은 ‘금융산업 발전’과 ‘국책은행의 역할’이란 취지가 아닌 ‘지역 정치 논리’에 따라 결정되는 지방이전에 우려를 제기한다. 우수인력의 유출이 불가피해지는 등 은행의 전문성과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어서다. 실제 국민연금의 경우 기금운용본부가 전주로 이전한 뒤 운용인력 유출로 인력난에 시달린 경험이 있다.
정치권이 명분으로 내세우는 지방균형 발전 효과에도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정부는 서울과 부산을 금융중심지로 선정하고 일부 금융기관을 부산국제금융센터로 옮겼지만 오히려 서울과 부산의 금융중심지로서의 위상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계 컨설팅 그룹인 지옌(Z/Yen)이 세계 주요 도시의 금융경쟁력을 측정한 국제금융센터지수(GFCI)를 해마다 두 번씩 발표하는데 올해 3월 기준 서울과 부산은 각각 33위와 51위를 차지했다. 2015년 9월 5위까지 올랐던 서울은 매년 순위가 하락하고 있고, 부산도 2017년 9월 이후 처음으로 5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본점이 각 지역으로 이전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는 다소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금융활성화 측면에선 큰 효과를 내기 어렵다”며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수출입은행장 시절 반대했던 지방이전 문제를 이번에는 어떻게 대답할 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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