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타고 있던 자동차를 고의로 바다에 추락시켜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남편이 2심에서 살인죄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무신 김동완 위광하)는 지난 21일 박모씨(52)에 대한 살인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만 유죄로 판단해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박씨는 지난 2018년 12월31일 밤 10시쯤 전남 여수시 금오도 선착장 경사로에 주차된 자신의 제네시스 차량을 바다에 빠뜨려 차 안에 탑승한 아내 A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박씨가 차량이 추락 방지용 난간에 부딪히자 이를 확인한다며 차에서 내린 뒤 탑승 중이던 아내를 자동차와 함께 바다로 추락하게 해 차 안의 아내를 익사시킨 것으로 봤다.
검찰은 A씨가 사망할 경우 박씨가 받게 될 보험금이 약 17억원에 달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박씨가 보험금을 노려 A씨를 살인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은 지난해 박씨의 살인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경제적 이유로 피해자에게 접근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생명을 보험금 수령을 위한 단순한 도구로 이용한 점, 피해자의 애정을 적극 이용한 점, 차가운 바다에 고통스럽게 익사하게 한 점 등 범행 죄질이 불량하고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2심에서 판단이 완전히 달라졌다.
재판부는 박씨의 살인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검찰이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해선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즉, A씨의 죽음이 박씨의 '살인 고의' 때문이 아니라 '실수' 때문이었다는 점을 인정한 셈.
법원 판단이 이처럼 뒤바뀐 데에는 항소심 진행 중 이뤄졌던 현장검증이 주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2심 재판부는 사건이 발생한 장소에서 동일한 차량을 놓고 현장검증을 펼쳤다. 그간 박씨가 일관되게 "잠시 차에서 내린 사이에 차가 저절로 움직여 추락했다"고 주장했기 때문.
현장검증 당시 중립 상태였던 차량 내부에서 약간의 충격이 발생하자 지면의 경사로 인해 차량이 바다 쪽으로 움직이는 현상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의 변호를 맡은 이옥형 변호사는 "살인 혐의에 대한 법원의 무죄 판단은 다행스럽지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징역 3년이 선고된 것은 기존 판례에 비춰 지나치게 높아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검찰이 상고장을 접수한다면 우리 쪽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상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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