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카드 수수료 개편①] 잊을 만하면 또… 수수료 '0%' 되나
지난해 여름 금융권을 떠들썩하게 한 ‘카드 수수료 개편안’이 또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들이 자금난에 직면한 가운데 영세가맹점의 카드 수수료를 더 내려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이달 말 출범하는 제21대 국회에서도 신용카드 수수료 개편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600만 소상공인의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만큼 침체된 민생경제의 회복 차원에서 카드 수수료 ‘제로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제주 서귀포시)와 배준영 미래통합당 당선자(인천 중구·강화·옹진)는 공약으로 각각 소상공인 카드 수수료 ‘0%’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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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12번, 정치에 휘둘리는 수수료━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가 0%로 내려가면 2016년 가맹점 카드 수수료를 0.8%로 정한 이후 최저치다. 21대 국회의 2024년 5월 말 임기 전 제20대 대통령선거(2022년 5월)가 있다는 점을 미루어 보면 표심을 얻기 위한 가맹점 수수료 법안이 대거 발의될 것이란 예측이 많다.국회는 2007년부터 가맹점 수수료를 꾸준히 내렸고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업법) 시행령과 감독규정으로 영세·중소 가맹점, 우대 수수료 혜택을 확대했다. 2016년 영세가맹점 수수료율은 1.5%에서 0.8%로,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이 2.0%에서 1.3%로 각각 인하됐다.
2017년에는 영세가맹점과 중소가맹점의 기준을 각각 연 매출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2억원 초과∼3억원 이하에서 3억원 초과~5억원 이하로 늘렸다.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는 0.8%로 대폭 낮췄다.
2018년 대대적인 카드 수수료 인하 개편안이 발표된 후에도 지난해 국회에는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는 내용의 여전업법 개정안이 10여건 발의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고용진(더불어민주당·서울 노원갑) 의원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하는 대신 대형가맹점 수수료를 올리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국회 파행으로 계류돼 수수료 갈등의 여지가 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마케팅의 패러다임 전환, 비용을 효율화해 실적에서 선방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하나카드의 1분기 순이익은 303억원으로 전년(182억원)대비 66%나 늘었다. 우리카드도 순이익이 510억원으로 전년(240억원)보다 112% 증가한 호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실적을 살펴보면 하나카드는 2018년 실적이 28.4%나 줄어든 데 따른 기저효과가 컸고 우리카드는 채권을 매각한 일회성 요인이 순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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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악화에 자취 감춘 알짜카드, 160종 단종━
코로나19 사태로 고객의 수익이 줄어들 것을 고려하면 올 2분기 성적표는 더 암울하다. 여기에 막강한 플랫폼과 자금력을 기반으로 한 핀테크(금융+IT)업체들도 카드사들을 위협한다.카드사들은 수수료 인하와 여전법 등 규제를 적용받는다. 반면 핀테크업체들은 전자금융거래법이 적용돼 수수료와 마케팅에서 보다 자유롭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토스와 카카오페이 등 간편송금서비스 이용실적은 일 평균 249만건, 2346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76.7%, 124.4% 증가했다. 카드 기반 간편결제서비스 일 평균 이용실적은 602만건, 1745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56.6%, 44.0%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작았다.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은 “결제시장이 변하는 시기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여신금융회사가 핀테크와 공정한 경쟁을 통해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카드 수수료 인하 후폭풍은 카드 소비자에게도 부정적이다. 수익이 하락한 카드사들은 신규카드 출시를 중단하고 알짜카드를 없애는 모습이다. 두둑한 혜택을 제공하던 신용카드가 자취를 감추면서 소비자에게 제공하던 프로모션 등 일회성 마케팅도 축소됐다.
카드포인트 혜택도 축소됐다. 현대카드는 올 초부터 롯데프레시 M포인트, X캐시백 추가 적립 혜택을 종료했다. 그동안 롯데프레시와 제휴돼 M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 이용이 중지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금융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하면 금융정책의 효율성이 떨어져 카드사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소비자에게 피해가 전이된다”며 “가맹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카드사를 옥죄는 수수료 정책은 부작용을 낳을 뿐이다. 근본적인 서민금융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위성곤 “고질적인 카드 수수료 체계 개편해야”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는 역대 총선에서 단골손님처럼 등장하는 금융정책이다. 수수료를 개편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이번 총선에서도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 인하가 화두로 떠올랐다.
4·15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 서귀포시)은 공약으로 내세운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강조한다. 위 의원은 “정부가 소상공인 카드 수수료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영업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카드 수수료를 추가로 내려 소상공인을 돕고 서민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고 말했다.
이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수고를 건물주와 카드회사가 가져가는 고질적인 구조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며 “수수료 인하 정책을 포함해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다양한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무조건적인 카드 수수료 인하는 지양한다. 자칫 카드노조의 총파업 등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어서다. 위 의원이 지향하는 소상공인-카드사-국회의 금융정책은 행복한 지역사회를 위한 수단이다.
그는 “카드 수수료율 우대 적용 구간이 확대돼 수수료 절감 효과가 커졌고 제로페이 등 새로운 결제수단과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수수료 인하정책에 제도적 보완이 이뤄질 수 있는 방법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위 의원은 “궁극적인 정치목표는 소상공인이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이라며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이 마음 편히 장사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금융, 정책지원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3호(2020년 5월5~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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