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사모펀드를 손질한다. 1조6000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사태를 통해 드러난 사모펀드 허점을 메우기 위해서다. 2015년 7월 금융당국은 사모펀드시장 활성화를 위해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내놓은 이후 규제 완화에 힘을 쏟았다. 이후 사모펀드는 날개를 달면서 보란 듯이 몸집이 커졌다. 2015년 200조원이던 사모펀드 설정액이 지난해 말 416조원으로 늘었다.
사모펀드의 몸집이 커지자 잡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불완전판매와 유동성 관리 부실, 위법·부당행위 등이다. 지난해 10월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가 대표적이다. 환매중단 라임펀드의 개인투자자 손실을 키운 증권사 총수익스와프(TRS) 대출도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에 따른 결과물이다. 금융당국이 증권사 전담중개(PBS·프라임브로커) 부서에 대한 사모펀드 초기투자(seeding)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라임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부랴부랴 사모펀드 위험관리 체계를 뜯어고치고 있다. 금융당국은 사모펀드 운용사의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하고 판매사와 수탁기관에 관리·감시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사모펀드 현황평가 및 제도개선 방안 최종안’을 지난달 26일 발표했다.
이를 두고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라임사태로 사모펀드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치부하고 옥죄면 사모펀드의 본연의 순기능이 저하되고 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사모펀드가 공모펀드와 달리 다양한 투자 기법과 대상을 활용하는 만큼 다양한 상품 출시가 가능해 투자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모험자본 육성과 일자리 창출 등 국가 경제를 활성화하는 순기능 역할 또한 있다는 점에서다.
라임사태만 놓고 보면 사모펀드가 부실기업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들이며 부실투자를 일삼았다는 문제가 핵심이다.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의 펀드 판매 과정과 투자자 대응, 운용 방식 공개 여부 등 부수적인 부분에 대한 논의가 더 커지면서 문제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
이미 투자자들은 라임사태로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하다. 사모펀드 투자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다. 사모펀드가 자산을 늘리는 게 아닌 까먹는 상품이라는 생각에서다.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잃은 것이다. 금융당국은 2015년부터 사모펀드 규제 완화를 부르짖다 라임사태가 일어나기 전까지 사모펀드 부실투자 방지 등 소비자보호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소비자보호에 앞장서야 할 금융당국이 직무유기를 한 것이다. 뒷북 사모펀드 대책 마련에 나선 금융당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3호(2020년 5월5~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3호(2020년 5월5~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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