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부장판사는 9일 오전 2시쯤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시세조종, 주식회사 외부감사법 위반 등 혐의가 적용된 이 부회장과 삼성 옛 미래전략실 최지성 전 실장(부회장), 김종중 전 전략팀장(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전날 오전 10시30분쯤 세 사람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15시간30분만이다.
원 부장판사는 "기본적 사실관계는 소명됐고 검찰은 그간의 수사를 통해 이미 상당 정도 증거를 확보했다고 보인다"며 "그러나 불구속재판 원칙에 반해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에 관해선 소명이 부족하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 사건 중요성에 비춰 피의자들 책임 유무 및 그 정도는 재판과정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원 부장판사는 경북 구미 출신으로 구미여고와 경북대 법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원 부장판사는 1999년 4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1년 대구지법 판사로 임관했다. 이후 인천지법 부천지원과 서울가정법원, 서울중앙지법, 대전지법 등을 거쳤다.
서울중앙지법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원 부장판사를 포함해 4명이다. 그는 지난 2월부터 영장 업무를 맡고 있다. 원 부장판사는 1997년 영장심사가 도입된 뒤 서울중앙지법에서 두 번째로 탄생한 여성 영장전담 법관이다.
조세회피, 세법 분야의 전문가인 원 부장판사는 2004년 '세법과 사법' 논문으로 경북대 법과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세법학회 등에도 논문을 투고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이 때문에 원 부장판사가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를 꼼꼼하게 살피느라 영장실질심사가 길어진 것 아니냐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약 8시간30분, 최 전 실장과 김 전 팀장의 경우 합쳐서 2시간여가 들어 영장심사에 총 10시간35분가량이 소요됐다.
앞서 원 부장판사는 미성년자 등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 영상을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한 이른바 'n번방' 관련 사건에 대해 상반된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는 ‘n번방’ 사례에 해당하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가했을 뿐만 아니라 왜곡된 성문화를 조장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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