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인수 철회'라는 마지막 카드를 쥔 정몽규 회장이 협상에서 유리할 것이란 평가가 나왔지만 이동걸 회장이 '재협상 조건부터 제시하라'며 대응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각에선 그동안 시간을 끌어온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매각 주체인 금호그룹 측과 아시아나항공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지난 10일 오후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재협상을 요청에 대해 "현산 측이 먼저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해달라"고 답했다.
산은 측은 "향후 공문 발송이나 보도자료 배포가 아닌 협상 테이블로 직접 나와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산은은 "현산 측이 제시한 조건에 대하여는 이해관계자 간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현산은 아시아나 인수 확정 조건으로 ▲아사아나항공의 재무제표의 적정성 확인 ▲산업경쟁력 확보 지원책 ▲계약 체결 당시의 본원가치를 회복·존속할 수 있는 방안 마련 등을 제시했다.
현산 측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인수상황 재점검 및 인수조건을 재협의 등 한국산업은행 및 계약 당사자들 간의 진정성있는 노력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공적으로 종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현산이 채권단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양측의 기싸움이 상당한 만큼 본협상 역시 진통이 불가피하다.
본협상의 최대 쟁점은 아시아나항공의 몸값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다. 현산은 지난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구주 6868만8063주를 주당 4700원 총 3228억원에 인수하고, 2조177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몸값은 당시보다 많이 떨어졌다. 지난 3월23일에는 아시아나항공의 주가가 2670원을 기록했다. 또한 계약 체결 당시보다 부채가 4조5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1386%였지만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6279%다. 부채총계만 13조2041억원에 달한다. 자본총계도 지난해 반기 말 대비 1조772억원 감소하는 등 자본잠식이 매우 심각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단은 현산과의 협상을 통해 최대한 높은 가격에 매각할 계획이지만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 의혹이 나올 수 있어 고심이 깊다"며 "사실상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아시아나항공 앞에 가시밭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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