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머니S가 한국은행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4월 5만원권 환수율(발행액 대비 환수액)이 11.86%로 떨어졌다. 이는 2017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 4월 발행된 5만원권 금액은 약 3조1098억원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1조2315억원(65.56%)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환수된 5만원권의 규모는 3687억원으로 오히려 7370억원(66.65%) 쪼그라들었다.
앞서 5만원권이 처음으로 발행됐던 2009년을 제외하고 5만원권의 월 환수율이 가장 낮았던 때는 ▲2014년 1월 6.77% ▲2017년 9월 7.57% ▲2014년 8월 9.66% 순이었다. 통상 5만원권에 대한 수요가 대폭 늘어나는 설·추석 명절 시기를 제외하면 지난 4월의 환수율이 급락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5만원권 환수율이 떨어지면서 한국은행은 시중은행에 5만원권을 공급하기가 어려워졌다. 이에 시중은행 지점에서 5만원권 인출이 사실상 전면 중단된 상황이다.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지방 시중은행 지점의 현금인출기(ATM)의 경우 대부분 5만원권 인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해당 시중은행 지점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공급이 크게 줄면서 은행에서 5만원권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며 “고객들이 대부분 1만원권으로 현금을 인출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례없는 5만원권의 품귀현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저금리 기조와 경기침체 우려로 대표 안전자산인 5만원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소비 심리가 얼어붙고 있는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인 0.5%로 떨어지자 주요 은행들도 일제히 예금 금리를 낮추면서 금고에서 잠자고 있는 5만원권이 크게 늘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언택트(비대면) 금융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고액권 사용이 줄어 시중에 도는 5만원권이 감소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5만원권 발행 확대를 위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최근 한국조폐공사에 5만원권을 추가로 발주한 상황이지만 조폐공사의 5만원권 납품 기간이 통상 45일에서 두달 정도가 소요돼 올 하반기가 돼야 5만원권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통상 연말에 다음 연도에 필요한 화폐 물량을 한꺼번에 조폐공사에 주문한다.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는 “조폐공사에 주문한 연간 화폐 물량은 연초에 모두 납품되지 않고 수요 전망에 따라 단계적으로 납품된다"며 "이 때문에 5만원권이 수요가 일시적으로 예상보다 훨씬 많아지면서 원활한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추가 발주에도 발행에 물리적인 시간이 걸려 즉각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