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유니클로 매장이 한산한 모습.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사진=김경은 기자

지난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유니클로 매장은 한산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2019년 7월과 그로부터 100일 후인 같은 해 10월 기자가 이곳을 방문했을 때와 다를 게 없었다.

매장 내점객은 더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도 있겠지만 일본 제품을 구매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여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점객들은 “불매운동을 알고 있다”면서도 매장 방문 이유에 대한 대답은 회피했다. 여전히 불매운동을 의식하는 눈치였다. 

불매운동 초반 일부 일본기업 임원과 정치인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시장 상황은 확 달라졌다. 일본 브랜드는 국내에서 퇴출당했고 대체재인 국산 브랜드가 그 자리를 메웠다.
숫자로 확인된 ‘노 재팬’ 

지난 1년간 불매운동의 성과는 숫자로 확인된다. ‘불매 대상 1호’ 유니클로는 2018년까지 국내 의류 브랜드를 통틀어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019년 불매운동이 시작되면서 매장 내점객이 90% 급감했고 지난 5년 동안 이어오던 매출 1조원 기록도 깨졌다. 2000억원대에 이르던 연간 영업이익은 19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유니클로뿐이 아니다. 스포츠 브랜드 데상트는 국내에서 2018년까지 16년 연속 매출 성장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2019년 영업이익은 86.7% 감소한 89억9154만원에 그쳤다.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도 71억원의 영업손실을 보고 적자로 돌아섰다.

국내 사업 철수도 이어지고 있다. 유니클로 자매 브랜드 GU는 국내 진출 1년여 만에 영업을 중단한다. 일본 완성차업체 닛산, 카메라 브랜드 올림푸스도 올해 안에 국내 사업을 종료한다. 이들이 한국을 떠나기로 한 건 불매운동의 영향이 크다. 국내 시장에서 버틸 체력이 떨어진 데다 전망도 밝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의 ABC마트 매장. ABC마트는 노재팬의 영향을 받지 않고 지난해 매출이 오히려 늘었다. /사진=김경은 기자

일본 불매운동 계속된다

불매운동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미 일본산 제품을 지양하는 소비 패턴이 정착되고 국산 대체재가 자리를 잡은 까닭이다. 2019년 상반기까지 수입매출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던 일본 맥주는 전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올해 5월에도 일본 맥주 매출은 GS25,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에서 전년동월대비 95~97% 감소하며 꾸준히 하락세다.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이어가기로 하면서 불매를 외치는 국내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불매운동의 영향을 받지 않은 일본 기업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일본이 99.96%의 지분을 보유한 신발 편집숍 ABC마트가 대표적이다.

ABC마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오히려 6.7% 늘어 5459억을 기록했다. ABC마트의 실적이 공개되자 온라인상에는 다시금 불매 목록이 게재됐다. ABC마트가 일본기업이란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들을 상기시키자는 취지에서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불매운동 초반과 비교해 시들해진 게 사실이고 당연하다”면서도 “불매운동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일본기업, 제품임을 인지하게 된 경우가 많고 산업계에서도 일본을 탈피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9호(2020년 6월16~2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