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금융권의 풍토를 바꾸고 있다. 대면업무가 기본이던 은행, 보험, 증권업계에서 비대면(언택트) 거래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추세다. 은행권에서는 모바일대출이, 보험업계에서는 온라인 상품을 찾는 고객이 급증했다. 증권업계도 온라인 자산관리서비스에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는 모양새다. 본격적인 ‘디지털 금융시대’가 코로나19로 인해 미리 다가온 분위기다. 언택트화하고 있는 국내 금융업계, 코로나19 종식 후 어떻게 달라질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비대면(언택트)이 사회적 트렌드로 떠오른 가운데 여의도 증권가에도 언택트 바람이 불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오프라인 지점 수 줄이고 조직 정비까지
“언택트 서비스 편리하지만 보안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비대면(언택트)이 사회적 트렌드로 떠오른 가운데 여의도 증권가에도 언택트 바람이 불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주식을 거래하는 엄지족과 비대면계좌 고객 증가 등으로 증권사들이 오프라인 지점 수를 줄이고 디지털 금융 강화에 맞춰 조직 정비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동학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주식시장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증권사들은 언택트 고객을 자사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전쟁에도 적극 뛰어드는 모습이다.
언택트 시대… 오프라인 지점 줄여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 거래를 선호하는 사람이 늘자 증권사들은 이에 발맞춰 오프라인 지점을 줄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증권사 국내 지점은 지점이 883개, 영업소가 118개 등 1001개으로 집계됐다. 이는 3개월 전보다 25개 감소한 것이다. 2016년 1275개에 달했던 증권사 지점은 ▲2017년 1126개 ▲2018년 1091개 ▲2019년 1026개로 4년간 꾸준히 줄어들었다.

증권사들은 온라인 프라이빗 뱅커(PB) 서비스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그동안 오프라인 지점, 특히 고액자산가 위주의 자산관리 서비스에 집중한 반면 저수익 고객을 위한 온라인 서비스에는 비교적 소홀했다. 

그러나 최근 비대면 계좌를 통한 개인 투자자 유입이 급증하자 홈트레이딩서비스(HTS)와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에도 인력과 자원을 적극 투입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와 통계청에 따르면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올해 초 2935만 개에서 4월 말 3127만 개로 약 5% 급증했다. 특히 2월 말 2991만개였던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2개월 동안 136만개 급증했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 원 이상이고 최근 6개월 동안 한 차례 이상 거래한 증권계좌로, 주식시장의 개인 투자자 수를 가늠하는 데 사용되는 지표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증시가 휘청하자 이를 저점 매수 기회를 삼은 개인 투자자가 주식 시장으로 유입돼서다.
/디자인=김은옥 기자.

디지털 금융 강화, 조직 정비로 ‘새판짜기’
증권사들은 앞다퉈 온라인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언택트 디지털 금융 강화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해 조직을 정비하며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온라인Biz부와 자산관리 디지털 영업지원부의 고객관리와 서비스·업무지원 기능을 통합해 디지털 자산관리센터를 신설했다. 특히 6월10일 모바일로 손쉽게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모바일 어드바이저(Advisor) 상담 서비스도 오픈했다.

삼성증권은 비대면 서비스의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경력 10년 이상의 PB로 구성된 전담팀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초부터 구성돼 운영 중이던 언택트 고객전담 상담팀을 비대면 고객이 PB와 투자상담을 원할 때 대응하는 디지털 상담팀, 자기 주도형 고객 대상으로 맞춤형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FM(Financial Manager) 1, 2팀 등 3개 부서로 확대했다.

KB증권은 지난 2월 비대면 고객들에게 프라임 PB들이 직접 컨설팅을 제공하는 프라임센터를 오픈했다. 해당 센터는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고객에게 적시에 필요한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땐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올해 4월에는 소액의 구독료로 프리미엄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클럽 서비스를 출시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미 2019년 8월 비대면 컨설팅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기존의 연금자산관리센터와 고객솔루션센터를 합쳐 고객솔루션본부를 출범시켰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3월부터 비대면 업무 안내를 지원하기 위해 투자권유대행인(FC) 전용 콜센터 운영에 들어갔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1월부터 모바일 환경에서 계좌 개설 앱과 MTS를 설치하지 않아도 웹 기반으로 계좌 설치가 가능하도록 비대면 계좌개설 절차를 간소화했다. 기존 9단계였던 절차는 5단계로 축소됐다. 
2월 27일 유튜브 방송으로 진행된 NH투자증권 웹세미나 화면 캡쳐/사진=NH투자증권.
‘주린이’ 모시자… 증권사 유튜브 콘텐츠 경쟁도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증권사들은 이른바 초보 주식투자자인 ‘주린이’를 위한 비대면 방식의 투자 콘텐츠 제작에도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유튜브 채널 스마트 머니를 개설하고 해외주식 투자자들에게 세계 우량기업의 투자 포인트와 리스크 요인 등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NH투자증권은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의 해외투자 전략을 주제로 하는 웹 세미나를 실시하고 있다. 직장인들의 퇴근을 겨냥해 오후 8시로 시간대를 맞췄다. 

이어 삼성증권도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동영상 교육 서비스 ‘어서와~ 증권은 처음이지?’ 시리즈 11편을 제공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하나TV 채널을 통해 리포트를 낸 연구원들이 돌아가면서 핵심 내용을 발표하는 ‘리서치센터 모닝브리프’ 를 제공하는 등 온라인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도 디지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증권사들이 유튜브를 비롯한 비대면 서비스 등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며 “이번 사태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주식 투자 상담 외에도 자산관리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언택트를 통해 자산을 관리하는 서비스가 대중화될 것으로 보여 증권사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가속화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문화 확산으로 증권사에서는 비대면 계좌 개설이 크게 늘었다”며 “장기적으로는 비대면 금융서비스에 대한 이용자 경험이 축적되며 오프라인 채널 의존도가 약화될 것이다. 온라인 채널로의 서비스 이전과 고정비 절감이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선 언택트 서비스 강화로 핀테크 업체 보안과 비대면 인증의 안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자서명법 개정으로 공인인증 제도가 폐지되면 새로운 비대면 인증 서비스가 본격화될 전망인데, 보안 시스템이 미비할 경우 자칫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최근 토스의 계정 도난사건 등이 발생해 공공·금융기관들도 대책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9호(2020년 6월16~2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