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4차례 92℃ 뜨거운 물을 붓고…. 친아들을 잔혹하게 학대해온 싱가포르 부부가 각각 징역 27년을 선고받았다. 이는 최근 국내에서 친딸이 말을 안듣는다는 이유로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여성이 징역 6년을 선고받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잔혹한 아동학대가 잇따르면서 국내 아동형량이 약하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국내 아동학대범에 대한 처벌 형량, 이대로 괜찮을까. 

제2의 아동학대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선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뉴스1
뜨거운 물 붓고 고양이 우리에 가두고… 싱가포르선 징역 27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5세 아들에게 끓는 물을 붓고 고양이 우리에 가둬 죽음에 이르게 한 28세 동갑내기 부부가 각각 징역 27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에 따르면 이 아이는 2011년 출생 직후 친부모에게 버림받고 양부모에게 입양됐다. 하지만 2015년 아이는 다시 친부모에게 돌아갔는데 당시 무직이었던 친부모는 아이에게 학대를 일삼았다.
이 부부는 2016년 10월 당시 5세였던 아들에게 일주일에 4차례 온도가 92℃에 달하는 뜨거운 물을 붓는 등 지속적으로 학대를 해왔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부부는 아이를 달궈진 숟가락과 펜치 등으로 고문하거나 좁은 고양이 우리에 가둬 방치했다. 우리에 6시간 동안 방치된 아이는 끝내 숨졌다.


현지 의료진은 아이가 머리에 받은 큰 충격과 온몸에 입은 화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수개월간 지속된 학대로 갈비뼈가 부러져 있었으며 입술과 피부 곳곳이 찢어져 있었다는 소견을 냈다.

싱가포르 법원은 재판에서 부부에게 각각 징역 27년 형을 선고했다. 아이의 아버지에게는 추가로 태형 24대를 명령했다.
독일 훈육적 체벌도 금지… 영국 감정적 학대 최고 징역10년
싱가포르의 경우 태형을 집행하는 등 아동학대에 대해 엄격하게 처벌할 수 있는 양형기준을 적용했다. 

이외에도 다수 국가가 아동학대범에 대해 처벌 수위를 높게 적용하고 있다. 미국 뉴멕시코주는 아동학대가 사망으로 이어질 경우 1급 살인으로 간주해 3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영국은 눈에 보이는 폭력 외에도 아동의 정서 발달에 피해를 주는 행위를 아동학대 범주에 포함시켰다. 자녀에게 애정을 주지 않는 감정적 학대를 가하는 부모 역시 최고 10년 징역형에 처한다. 

훈육적 체벌을 금기시하는 법도 있다. 독일은 지난 2000년 민법전 개정을 통해 자녀 체벌 금지 조항을 신설했다. 뉴질랜드도 '교정을 목적으로 행해지는 유형력의 행사는 그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되지 못한다'고 규정해 가정 내 체벌을 위법으로 판단했다.

최근 경남 창녕에서는 한 부부가 9세 여아를 프라이팬으로 의 손가락을 지져 화상을 입히고 쇠막대와 빨래건조대로 폭행하고 발등에 글루건을 쏘고 쇠젓가락을 달구어 발바닥 등을 지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학대에 노출된 9세 여아. /사진=채널A 캡처
아동학대 접수 사건 중 실형 선고는 12.3%… 처벌강화 여론 
해외와 비교해 우리나라의 경우 아동학대범에 대한 처벌 형량이 너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제2의 아동학대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선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경남 창녕에서는 한 부부가 9세 여아를 프라이팬으로 의 손가락을 지져 화상을 입히고 쇠막대와 빨래건조대로 폭행하고 발등에 글루건을 쏘고 쇠젓가락을 달구어 발바닥 등을 지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 충남 천안에서는 계모가 9세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7시간 넘게 가둬 숨지게 했다.

현행법상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사람이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지난 15일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5세 딸을 여행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40대 여성 이모씨에 대해 검찰은 징역 7년을 구형하기도 했다. 

당시 이씨 측 변호인은 "이씨가 두딸에게 일으킬 수 없는 상처를 준 것을 반성하고 있고 너무나 고통스럽게 (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사건 발생 이후 이씨가 둘째(A양)를 잊어본 적도 슬퍼하지 않은 날도 없겠지만 직접 가서 애도할 기회, 훗날 상처가 회복돼서 첫째를 다시 만나서 관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양형 최대한 선처해달라"고 말해 사회적 공분을 샀다. 

지난 13일에는 미성녀자 딸을 때리고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부가 징역 6년 선고를 받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법원에 아동학대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접수된 사건 267건 중 실형이 선고된 사건은 33건에 불과했다. 전체 사건의 12.3%이다. 집행유예는 96건(36%)이었다.

미약한 형량에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동학대범에 대한 강력처벌을 촉구하는 청원글이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달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동학대 처벌법 강화 및 아동보호 국가시스템 도입이 시급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최근 충남 천안에서 40대 여성이 9세 의붓아들을 7시간 넘게 여행용 가방에 가둬 결국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 사건을 언급하며 아동학대 처벌법에 따른 형량을 현행법보다 더 강력하게 개정해달라고 촉구했다. 

이같은 국민들의 요구에 21대 국회에서는 아동학대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이 쏟아지고 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른바 '아동 지킴이 3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아동학대 상습범죄자의 신상공개 ▲자녀를 살인한 경우 처벌 강화 ▲민법상 자녀 징계권 삭제 및 체벌금지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 정춘숙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아동학대 처벌 강화법'은 아동학대 치사죄·아동학대중상해죄 형량을 징역 5년에서 10년 이상으로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