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중심 경영철학, ‘뚝심 리더십’으로 지켜낸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한 말이다. ‘고객 중심의 과정 가치’라는 그의 평소 경영철학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정 사장은 최근 NH투자증권의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취임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증권가에선 그가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현재 위기를 정면 돌파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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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중심의 과정 가치’ 경영 철학… 파격적 행보 ━
정 사장은 지난해 증권사 최초로 자산관리(WM)부문 영업직원 평가에서 수수료 수익 등 실적 중심 핵심성과지표(KPI)를 없앴다. 고객과 소통한 횟수, 고객 만족도 조사결과 등 고객만족지표로만 평가하는 과정 가치 평가를 도입했다. 핵심성과지표는 기업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인사평가지표다. 직원마다 직무에 관한 목표를 설정해 성과 달성 정도를 평가한다.
정 사장이 핵심성과지표를 없앤 건 영업 직원에 대한 정량적 성과 중심의 기존 평가 방식 대신 고객 가치를 중시하는 경영 철학을 적극 반영한 조치였다. 증권가에선 정 사장의 파격적인 행보에 기대감 어린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자 WM사업부에서 성과가 바로 나타났다. WM사업부는 지난해 연간 총수익 5411억원, 경상이익 671억원을 기록하는 등 증시의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이 감소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우수한 실적을 기록했다. 고객예탁금 1억원 이상 고객 수(HNW)도 2018년 말 8만6134명에서 2019년 말 9만2476명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고객 가치를 중시하는 정영채 사장의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NH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라는 암초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현재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과 관련해 피해를 본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의 일정 비율을 선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오는 23일 열리는 정기 이사회에서 유동성 공급 비율 안건이 상정될 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
앞서 정 사장은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법리적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손님(투자자)이 손해를 봤다”며 “판매사가 겪어야 할 고통을 피할 생각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개인적으로 책임지는 게 그만두는 것이라면 오히려 속이 편하겠지만 고객이나 조직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데 제가 해야 할 일은 정리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실력과 추진력을 갖춘 정 사장의 ‘뚝심 리더십’으로 이번 옵티머스 사태를 빠른 시일 내에 극복해 경영 정상화를 이뤄낼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고객의 신뢰 회복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된다.
증권사 한 고위 임원은 “정 사장은 NH투자증권 사장 선임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끄는 등 안정적인 영업기반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고객 중심의 경영 철학을 가지고 있는 만큼 옵티머스 사태도 최대한 빨리 극복하고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파격적인 행보로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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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대부 명성 걸맞게 IPO 실적 1위, 2년 연속 최대 실적 ━
증권가에서 정 사장을 신뢰하는 이유는 그동안 그가 이뤄냈던 경영 성과 때문이다. 정 사장은 IB(투자은행) 대부라는 명성에 걸맞게 주특기를 십분 발휘해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증권업계 최초 IB출신 사장인 정 사장은 지난해 IPO(기업공개) 주관 실적 1위에 이어 올해도 SK바이오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카카오페이지 등 주요 IPO 기업들의 주관사를 따내며 ‘IB 강자’로 NH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다.
정 사장은 대우증권에서 기업금융부장, 기획본부장을 거쳐 지난 2005년 NH투자증권의 전신인 우리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어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 NH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 등을 거쳐 2018년 3월 NH투자증권 사장으로 선임됐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NH투자증권의 수익구조를 안정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얻었다. 탄탄한 내실을 다지면서도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성장 가도를 달렸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전년 대비 6.5% 증가한 5754억원의 영업이익과 31.8% 오른 47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이에 힘입어 올해 정 사장은 2년 연임에 성공하면서 사장 자리를 지켜내기도 했다.
채권 발행 시장(DCM) 부문에서도 회사채 주간, 인수 부문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SK에너지(5000억원)와 신한금융지주(3000억원) 등에 대한 단독 대표 주관, 한온시스템(6000억원)에 대한 단독 대표 주관 및 인수를 수행했다. 홀세일사업부는 지난해 한국투자공사(KIC) 사상 첫 해외 주식 국내 거래 증권회사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강원랜드·금융투자협회 등 민간 기관 자금 유치에 성공하며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비즈니스를 공고히 했다. 자산 운용 부문 역시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다양한 운용 전략과 정교한 리스크 관리 기법, 차별화한 구조화 상품 공급 등을 바탕으로 최고의 수익성을 유지했다.
☞프로필 ▲1964년생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88년 대우증권 입사 ▲1997년 3월 대우증권 자금 부장 ▲2000년 6월 대우증권 종합금융2부장 ▲2002년 4월 대우증권 주식인수 부장 ▲2003년 6월 대우증권 기획본부장 ▲2004년 4월 대우증권 장외파생상품 부장 ▲2005년 3월 대우증권 투자금융2담당 상무 ▲2005년 8월 우리투자증권 투자금융사업부장 상무 ▲2008년 우리투자증권 투자금융사업부 대표 및 상무 ▲2009년 2월 우리투자증권 투자금융사업부 대표 및 상무 ▲2014년 12월 NH투자증권 투자금융사업부 대표 ▲2015년 1월 NH투자증권 투자금융사업부 대표 및 부사장 ▲2017년 3월 NH투자증권 사모투자 본부장 겸직 ▲2018년 3월 NH투자증권 사장 선임 ▲2020년 3월 NH투자증권 사장 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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