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아들을 잃은 한 아버지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자신을 대구에 거주하는 39세 아빠"라고 소개하며 "작년 의료사고로 하나뿐인 아들을 먼저 하늘에 보냈다"고 토로했다.
A씨는 3년 전 발병한 급성 백혈병 투병 중에 아들을 잃어 장례식에도 가보지 못했다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A씨에 따르면 그의 아들 B군(5세)은 지난해 10월4일 오후 3시쯤 경남의 한 대학병원에서 편도 제거술을 받았다. 당시 수술 예정시간은 1시간이었지만 시간이 흘러도 B군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A씨의 아내는 확인을 요청했지만 간호사로부터 "지혈 중이니 더 기다려 달라"는 말만 들었다.
2시간13분의 시간이 흐른 뒤 B군이 나왔고 의사는 A씨와 아내를 향해 "특이 케이스로 환부에 출혈이 있었지만 수술과 지혈 모두 잘 됐다"고 설명했다.
A씨의 아내는 B군이 음식은 물론 경구약도 복용하지 못하니 며칠 더 입원해 경과를 살피자고 했지만 의료진은 막무가내로 퇴원을 종용했다. 의사는 수술 이틀 후인 6일 "편도 수술을 하면 원래 (음식을) 먹지 못한다. 수액치료는 저희 병원에서는 못 해드리니 가까운 병원에서 2~3일 정도 수액 치료를 받으면 괜찮아 질 것"이라며 퇴원을 강요했다.
결국 퇴원한 B군은 수술 후 3일이 경과된 7일에도 거의 음식을 먹지 못했다. 보다 못한 A씨는 B군과 함께 집 근처 이비인후과를 방문했다. B군의 목 상태를 살펴본 의사는 "너무 과하게 수술됐다. 아이가 많이 힘들어 보이니 가까운 병원에 입원하는 게 좋겠다"고 했고 B군은 인근 종합병원에 입원해 수액치료를 했다.
그러나 입원 후 이틀이 지난 9일 새벽, B군은 몇 차례 기침과 함께 엄청난 양의 피를 토해냈다. 의식을 잃고 심정지까지 온 B군은 구급차를 타고 수술을 받은 대학병원으로 향했지만 해당 병원 측은 환자 이송을 거부했다.
A씨는 "해당 대학병원으로 이동하던 도중 이유는 알 수 없었으나 (병원 측이) 환자 이송을 거부했다"며 "다른 병원을 찾느라 30분가량 시간이 지체된 뒤 부산의 다른 대학병원으로 갔지만 아이는 의식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B군은 중환자실에서 뇌사판정을 받았고 5개월이 흐른 지난 3월11일 끝내 숨을 거뒀다.
A씨는 B군이 의식을 잃고 누워있는 동안 수술을 받았던 경남의 한 대학병원으로 향해 수술기록지를 확인했다. 수술 직후 출혈이 있었다는 기존 설명과는 달리 최초 발급된 수술기록지에는 '수술 중 이상 무'로 기록돼 있었다.
또한 A씨는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고 추가 재마취를 한 사실도 담당의사와의 면담에서 확인했다. 수술기록지에 누락된 상태였다.
A씨는 "나는 아들이 2살이었을 때부터 투병을 시작해 제대로 된 추억 하나 못 만들어준 못난 아빠"라며 "청원을 통해 아들의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 주는 것이 아빠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라고 호소했다.
A씨는 마지막으로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의료사고 소송 중인 의료인의 의료업 종사 금지에 대한 신속한 의료법 개정 ▲24시간 내 의무기록지 작성 법제화 ▲의료사고 수사 전담부서 설치 등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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