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의 주휴수당 판결이 최저임금을 둘러싼 노사의 대립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다. 사진은 초단시간 근로 반대 집회를 벌이는 청년유니온 조합원들. /사진=뉴스1
헌법재판소(헌재)가 최근 주휴수당을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포함하는 최저임금법 시행령이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노동시간에 주휴수당 시간을 포함하면 시간당 급여가 낮게 계산돼 고용주의 최저임금 인상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경영계는 헌재의 판결을 납득할 수 없다며 국회에서 입법을 통해 주휴수당을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반면 노동계는 해당 판결을 적극적으로 반기면서 주휴수당 적용 대상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헌재의 주휴수당 판결이 최저임금을 둘러싼 노사의 대립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다.

주휴수당 산입, 뭐가 문젠데?

최저임금 산출 과정에서 주휴수당을 산입하는 것이 왜 갈등을 일으킬까. 하나의 사례를 들어보자.

A씨는 편의점에서 시급 8720원을 받으며 하루 4시간씩 주 5일을 일한다. A씨가 일주일 동안 일한 시간은 총 20시간(4시간×5일)이지만 15시간 이상을 근무했기 때문에 주휴수당을 적용받아 하루(4시간)의 근무를 추가로 인정받는다. A씨가 실제 일한 시간은 20시간이지만 주휴일(4시간)을 더해 총 24시간의 임금을 받게 된다. A씨의 주급은 시급 8720원을 24번 곱한 20만9280원. A씨가 실제 근무한 시간이 20시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는 시간당 1만464원(20만9280÷20)을 벌어들인 셈이다.

만약 여기서 편의점주가 실제 일한 20시간 만큼의 임금(17만4400원)만 A씨에게 지급하면 어떻게 될까. 일단 A씨의 시급은 내년 최저임금인 8720원에 맞춰진다. 하지만 이 경우 편의점주는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주휴수당 시간을 최저임금 계산에 산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휴수당 시간을 산입하면 근무시간이 4시간 늘어나고 시급은 7267원(17만4400원÷24시간)으로 1500원 가까이 떨어진다. 편의점주는 최저임금법 제6조 1항을 위반한 것에 해당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주휴수당 산입 계산법 예시. 근로자의 시급을 계산할 때는 실제 근무한 시간(20시간)과 주휴시간(4시간)의 합으로 나눠야 한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이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근로자의 시급을 계산할 때는 실제 근무한 시간(20시간)과 주휴시간(4시간)의 합으로 나눠야 한다. 사업주는 근로시간에 대해 법정 최저임금을 지급했지만 주휴시간까지의 합계에 맞게 임금을 추가로 지급하지 않아 최저임금법을 어긴 것이 된다.

최근 주휴수당 논란이 재점화 된 것은 최근 헌재가 대법원과 다른 판단을 내리면서다. 앞서 대법원은 2018년 주당 근로시간을 산정할 때 주휴수당 시간을 제외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에 자영업자 B씨는 대법원의 판결을 근거로 헌재에 최저임금법 제5조의2 및 시행령의 위헌확인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헌재의 판단은 대법원과 달랐다. 헌재는 6월25일 “최저임금 산정 시 법정 주휴시간을 포함해 나눈다는 시행령은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을 안정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시행령 조항은 그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라며 주휴수당을 포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주휴수당으로 인해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커진 측면도 있지만 근로자에게 유급 주휴일을 보장하도록 한 근로기준법의 공익적 목적이 더 크다고 본 것이다.

찬성 vs 반대… 주휴수당 두고 갈라선 노사

경영계는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주휴수당 개념으로 인해 기업이 근로를 제공받지 못하는 무노동시간까지 일한 것으로 계산해 급여를 더 지급해야 하는 것은 물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현실이 부당하다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정부의 최저임금법 시행령은 근로하지도 않은 가상의 시간을 포함해 실제 지급하는 임금이 최저임금보다 낮게 산출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임금과 근로시간의 실제 측면과 현장 경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헌재의 결정이 정부가 행정기술적, 행정편의적으로 최저임금을 관리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면 정부도 경영계의 입장을 반영해 최저임금 위반 여부 판단 시 주휴시간을 제외하도록 시행령을 개정해야 할 것”이라며 “최저임금이 급격히 인상된 상황에서 주휴수당을 폐지하는 것을 본격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총은 “임금과 근로시간의 실제 측면과 현장 경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주휴수당을 인정한 헌재를 비판했다. 반면 노동계는 최저임금 계산 시 주휴수당 시간이 총 근로시간에 포함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범위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경기 수원시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직원이 근무하는 모습. /사진=뉴스1
소상공인연합회는 “파트타임등 초단기 근로자가 많은 소상공인 업종의 특성상 1주일 15시간 쪼개기 근로를 시키는 영세사업주가 많아지고 있다”며 “주휴수당을 의무화한 것까지 포함하면 최근 3년간 최저임금은 50% 가까이 올랐다. 영세사업주의 부담 완화와 근로자의 장시간 근로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계산 시 주휴수당 시간이 총 근로시간에 포함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범위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은 “초단시간 노동자에도 주휴수당을 전면 적용해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확대하고 쪼개기 관행을 근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 수원시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C씨(61)는 “아르바이트를 고용할 때 하루 7시간씩 일주일에 이틀 근무자를 모집한다. 가능하면 15시간을 넘기지 않으려는 것”이라며 “15시간 미만으로 근무하면 주휴수당, 퇴직금, 연차 등을 신경쓰지 않아도 돼 이 방법을 택했다. 사람을 계속 충원하고 관리하는 것이 번거롭지만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현재 주휴수당 제도는 고용인과 근로자 모두에게 좋지 않다. 하루빨리 문제가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