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뉴스1) 엄기찬 기자 = 충북도가 산하 지방공기업인 충북개발공사 여직원들의 성폭력 피해를 인지하고도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사실이 확인되고도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 등의 조치를 하지 않은 충북개발공사의 처사와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이다.
25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충북개발공사 간부직원이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일삼아 온 것이 내부적으로 드러난 것은 지난 5월 중순이다.
한 여성단체가 충북개발공사 본사와 사업소 여직원 19명을 대상으로 성희롱 피해 사례 전수조사 결과를 통보하면서다.
지난 5월6~15일 진행한 전수조사에서 여직원들은 충북개발공사 간부인 A씨에게 수년간 성희롱, 성추행 등의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피해 여직원들은 A씨가 회식자리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하거나 외모 평가를 비롯해 입에 담기 어려운 언어적 성희롱을 지속적으로 했다고 털어놨다.
여직원들의 이 같은 피해 사례는 전수조사 결과 보고서에 담겨 지난 5월 중순 충북개발공사에 통보됐다. 충북도 또한 종합감사에서 이런 사실을 인지했다.
그러나 충북개발공사는 이런 통보에도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 출자출연기관의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충북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상급기관이나 다름없는 충북도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충북개발공사의 빠른 조치를 주문하거나 성폭력 사안 자체에 대한 적극적인 조사(감사)를 진행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충북도는 그러지 않았다. 언론을 통해 문제가 불거진 후에야 뒤늦은 조사와 함께 회의를 열어 재발·예방 대책 마련에 나섰다. '늑장대응'이란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충북도 관계자는 "종합감사 때 관련 내용을 확인했지만, 충북개발공사의 진행 상황을 지켜본 뒤 조사나 필요한 조치를 할 계획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 24일 팀장급 이상이 참석하는 회의를 진행했다"며 "출자·출연기관, 산하기관 각 부서의 성폭력 대응·예방 상황 점검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충북개발공사는 여직원들의 성폭행 피해 호소를 묵살해오다가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지난 22일 A씨를 보직 해임하고 사업소로 인사 조치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