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뉴스1) 박대준 기자,최대호 기자,정진욱 기자 = "여기(남한) 사는 것이 너무너무 행복하고 모든 게 만족스럽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측 발표로 탈북자의 재입북 사건이 알려진 가운데 월북 당사자로 지목된 김모씨(24)가 지난달 한 탈북민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밝힌 남한 생활에 대한 소감이다.
김씨는 당시만 해도 남한 생활에 대한 만족감을 표출하며, 돈을 벌며 열심히 잘 살겠다는 꿈을 밝혔었다.
그러던 그는 지난달 중순 지인 성폭행 혐의로 한 차례 경찰 조사를 받고 나자, 집과 다른 지인에게서 빌린 차량 등을 정리한 뒤 종적을 감췄다
◇"지뢰밭 지나고 강건너"…목숨 건 탈북
26일 경찰과 탈북민 등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17년 6월 탈북에 성공해 3년째 남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탈북 시에는 황해북도 개풍군에서 경기도 김포시로 목숨을 건 '수영 탈북'을 택했다. '(북한에서) 살기가 힘들었다'는 게 이유였다.
지난달 탈북민 지인 유튜브 채널에 모습을 보인 김씨는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장사가 잘 안되다 보니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고 탈북 이유를 언급했다.
그는 지뢰밭을 지나 스티로폼 구명대를 만들어 헤엄쳐 강을 건너는 등 목숨을 건 탈북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남한서 만족·행복…"부모님 모셔올 것"
탈북에 성공한 김씨는 하나원 졸업(235기) 후 공부를 하다 생각을 바꿔 1년여 전부터 직장을 구해 돈을 벌기 시작했다.
북에 남아 있는 부모님께 돈을 보내드리고, 언젠가는 남한으로 데려오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김씨는 남한 생활에 큰 만족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귀가 안 좋았는데, 한국에 와서 고쳤다. 참 감사하다" "여기(남한) 사는게 너무너무 행복하다" "모든 게 만족스럽다고 생각하고 있다" "돈을 벌어서 좋았다" 등의 말로 지난 3년간 경험하고 느낀 한국 생활을 표현했다.
◇성폭행 사건 연루되자 집 정리해 '재월북'
남한 생활 3년째를 맞던 김씨는 탈북민 여성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사건은 지난달 12일 발생했다. 김씨는 우리 정부가 제공해 생활하던 김포시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A씨를 성폭행했고, 같은날 A씨의 남자친구의 신고로 범행사실이 들통났다.
김씨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피해자에게서 채취한 증거물 감정 결과 김씨의 DNA가 나온 사실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통보받아 그에 대한 수사를 지속했다.
김씨는 이때부터 사석에서 만난 지인들에게 "북으로 다시 가고 싶다"는 말을 종종 힌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김씨는 코로나19로 직장을 그만둔 상태였다.
김씨는 탈북민 유튜버 B씨에게서 빌린 차를 팔고, 집도 정리했다. 지난 17일 인천 강화군 교동도를 다녀왔고, 18일 택시를 타고 강화군 강화읍의 한 마을에 하차했다. 그리고는 종적을 감췄다.
북한 측은 '3년 전 월남한 도주자가 지난 19일 월북했다'고 발표했다.
◇탈북민들 "김씨, 성폭행 처벌 피하려 월북"
탈북민들은 김씨의 이 같은 행정을 두고 "성폭행 처벌을 피하려 월북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놨다.
탈북민 이철은씨는 "김씨 주변 사람 이야기로는 빚이 좀 있다고 했다. 그래서 사석에서 친구들과 만나면 자꾸 북으로 가겠다는 소리를 했다고 한다"며 "한국사회에 적응을 하지 못해 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아씨는 "(김씨가) '성폭행 사건에 연루돼 있다'고 말하며 억울해 해 지인을 소개해 주는 등 도와줬다"며 "이후 김씨 집에 갔는데 (살림이)너무 단출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이상했다"고 김씨와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부모에 대한 그리움이 컸다. 부모는 너무 보고 싶고, (성폭행 혐의로) 처벌받기 싫어서 간 것 같다"고 추측했다.
평양외국어대 출신 탈북민 이모씨(여)는 "재월북을 생각하는 탈북민 대다수는 남한 사회에 적응을 못해 그런 생각을 한다"며 "빚을 감당할 수 없다든가, 아니면 남한에서 살기 힘든 딱지(범죄자 낙인 등)가 붙어다닐 것이 우려될 때다. (김씨는)성폭행 처벌을 피하려 간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