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서미선 기자,박승희 기자
김남준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실에서 제43차 위원회 권고안을 발표한 뒤 브리핑룸을 나서고 있다. 법무·검찰개혁위 는 이날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제도 개혁 등에 대해 심의 및 의결했다. 2020.7.2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서미선 기자,박승희 기자 =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개혁위)가 27일 검찰총장의 구체적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법무부장관이 고검장을 통해 구체적 수사지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내놓은 것을 두고 법조계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특히 인사권자인 법무부장관이 고검장들을 통해 구체적인 수사지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사실상 장관이 검찰총장을 겸임하겠다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개혁위는 27일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7층 대회의실에서 43차 회의를 열고 Δ검찰총장의 구체적 수사지휘권 분산 Δ검사인사 의견진술 절차 개선 Δ검찰총장 임명 다양화 등 3개 안건을 심의한 뒤 이처럼 발표했다.

개혁위는 검찰총장의 구체적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각 고등검사장에게 분산하고, 수사에 대해서는 일반적 지휘만 내리도록 권고했다.


법무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는 각 고검장에 대해 서면으로 하되 사전에 고검장의 서면 의견을 받고, 법무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 중 불기소 지휘는 원칙적으로 금지하라는 권고도 했다.

권고가 수용되면, 예를 들어 보이스피싱 문제에서 검찰총장은 '단속을 하라' '구속력을 높이라'는 등의 일반적 지휘만 내릴 수 있는 반면, 법무장관은 종전처럼 구체적 사건에 대한 지휘가 가능하되 각 고검장의 견제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개혁위는 설명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총장을 허깨비로 만드는 것"이라며 "대검에는 각 참모부서들이 있어 일관성 있는 법집행을 하지만 고검장은 뒷받침하는 인력이 없다. 고검장이 무슨 능력이 있어서 혼자 (수사지휘를) 하느냐"며 "현실하고 아주 동떨어진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검찰 출신 변호사는 "고검장 인사권자가 법무부장관인데, 장관의 수사지휘에 대한 견제를 고검장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도 "총장이 여러 명 있는 격"이라며 "미국은 각 주별로 나라나 다름없기 때문에 총장선거를 하지만 한국은 전라도, 경상도 고검장에게 권한을 주면 통일적 법집행이 안된다. 부작용이 훨씬 많다"며 연방제 국가에나 맞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총장에 지휘권을 주고 임기를 보장한 이유는 정치적 중립성을 가지고 외압을 막으라는 것인데, 개별 고검장이 수사지휘권을 가진 상태에서 총장 욕심이 생기고 경쟁하기 시작하면 엄청난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민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법무부장관이 사실상 검찰총장 역할을 겸임하도록 하는 방안"이라며 "헌법과 법치주의를 파괴하고 이제 독재의 길로 가겠다는 명백한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개혁의 핵심은 정치권력이 검찰수사에 함부로 개입하고 정권의 도구로 이용했던 대통령의 인사권과 법무부장관의 구체적 수사지휘권 개혁"이라며 "위원회가 대통령 인사권은 일언반구하지 않고 법무부장관의 구체적 수사 지휘권은 오히려 훨씬 강화하는 것을 권고라고 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다른 법조 전문가도 "지금까지 수사역사를 살펴보면 청와대 하명은 법무부 장관에게 내려졌다"며 "권력형 비리에 대한 거악척결을 위해서는 행정부서인 법무부가 수사에 개입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혁위는 또 인사와 관련해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이 아닌 '검찰인사위원회'의 의견을 듣도록 하고, 검찰총장의 의견진술도 검찰인사위에 서면으로 내라고 했다. 또 검찰인사위원장은 검사가 아닌 외부 위원 중 호선하라고 제언했다.

김 변호사는 "검찰인사위원회는 일부 당연직 위원을 제외하고 전적으로 법무부장관이 임명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입맛대로 구성한 검찰인사위원회의 의견을 듣는다는 것은 하나마나한 쇼"라고 비판했다.

개혁위 권고에는 현직 검사만이 아닌 판사, 변호사, 여성 등 다양한 출신의 후보 중에서 검찰총장을 임명하라는 권고도 담겼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는, 모두가 승복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며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하면 법치주의가 무너지게 될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 검사장은 "지금까지도 현직 검사가 아닌 사람을 총장으로 임명할 수 있었는데, 여태까지 왜 안했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위원회의 권고는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인해 검찰의 권한이 축소되는 것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검찰의 수사권은 경찰로, 고위직 수사는 공수처로, 검찰 직접수사 사건도 4급 공무원으로 축소되어 있는 실정"이라며 "검찰총장이 가진 수사지휘라는 말이 거의 소멸된 시점에서 지휘권을 조정을 한다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치안총감을 정점으로 하고 있는 경찰의 권력구조, 자치경찰의 방향도 정해져 있지 않고, 정보경찰의 개혁도 마련 되지 않는 상황이 더 문제"라며 "사실 지금 권력기관 개혁의 초점은 경찰로 가야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같은 개혁위 권고에 대해 법무부와 대검은 따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추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치적 책임을 지는 주권재민의 원칙에 따라 선출된 권력이 대통령을 정점으로 임명을 받은 법무부 장관이 정치적 책임을 지는 입장에서 (검찰을) 통제하는 것은 국민을 대신한 민주적 통제로 반드시 필요하다"며 "수사, 기소, 공소유지에 더군다나 영장청구권까지 가져서 견제받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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