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윤수희 기자,이세현 기자 =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심의위) 수사중단 권고에도 한동훈 검사장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단행,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자 검찰 내부에선 "무리한 수사다" "납득이 가지 않는다"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는 이날 오전 10시30분쯤 경기 용인시 소재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사무실에서 한 검사장 휴대폰 유심카드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한 검사장을 상대로 한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는 지난 24일 심의위에서 불기소 및 수사중단 권고가 나온 지 불과 5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날 압수수색 과정에선 정진웅 부장검사와 한 검사장 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한 검사장은 정 부장으로부터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서울중앙지검 측은 한 검사장의 물리적 방해 행위로 정 부장검사가 넘어져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검찰 내부에선 심의위 권고에도 압수수색을 단행한 것과 관련해 "무리한 수사라고밖에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부장급 A검사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본다"며 "수사팀이 이렇게까지 무리수를 뒀다는 것은 퇴로가 없는 상황에서 심의위에서 수사중단 결정까지 나오니 상당히 무리를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심의위 결과를 왜 받아들일 수 없는지 명확한 입장 정리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압수수색을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모르겠다"며 "목적성 등도 검토를 해볼 필요가 있는데, 단순히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받았다고 해도 모든 것이 면피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른 부장급 B검사도 "수사팀이 증거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고 했지만 심의위에서 증거 없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 아니냐"며 "그렇다면 수사가 맞게 가고 있는지를 점검해야지, 압수수색을 하겠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해당 수사팀에게 공정하고 팩트에 맞는, 진실에 부합하는 수사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정상적인 수사팀이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현직 부장검사와 검사장 간에 초유의 몸싸움이 나온 것을 두고 부끄럽다는 반응도 줄을 이었다. 지방에 근무하는 C검사는 "검찰이 왜 이렇게까지 됐는지 모르겠다"며 "얼굴을 들 수가 없다"고 했다. D검사장은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B검사는 "증거인멸을 하려 했다면 수사관이나 검사가 제지하면 되지 않나. 전국 수천명의 검사 중에 이렇게 덮쳐서 휴대폰을 뺏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며 "코미디도 아니고 어이가 없을 따름"이라고 한탄했다.
간부급 E검사는 "통화한다는데 몸을 날린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설령 이상한 기류가 발견됐다고 하더라도 말로 안 된다고 하면 되는데 몸을 날렸다는 것은 너무 무리한 시도로 보인다"고 의아해했다.
이날 수사팀은 결국 한 검사장의 휴대폰 유심칩에 대한 압수수색 집행을 완료했지만, 추후실제 법원에서 증거로 채택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A검사는 "변호인에게 전화를 한다고 해서 동의를 했는데 덮쳤다는 것은 적법한 압수수색 방법이 아니다"라며 "물리력을 동원해 확보한 증거를 법정에서 적법한 증거로 현출할 수 있을지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검사들은 수사팀의 부장검사가 직접 압수수색 현장에 나간 것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부장검사는 수사관들을 보내 상황을 보고받고 구두로 지휘하는 것이 통상적인데, 직접 현장까지 나간 것은 이례적을 넘어 처음 본다는 것이다.
간부급 F검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밖에 있는 사람들이 뭐라고 하겠느냐"고 날을 세웠다. A검사는 "주임검사가 현장에 나가는 경우도 이례적인데 부장검사가 같이 나가는 경우는 처음 들어봤다"며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경우도 예우 차원에서 주임검사가 현장에 간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중앙지검 측은 이날 한 검사장이 무언가 삭제하려는 정황을 포착했고, 정 부장검사가 "그건 하면 안 된다"라고 저지하며 휴대전화를 가져오려는 과정에서 한 검사장이 물리적으로 저항해 충돌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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