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현지시간) 영국 뉴캐슬 세인트 제임스 파크 인근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은 한 팬이 무관중 경기로 열린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과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휴대전화로 시청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PIF가 뉴캐슬 유나이티드 인수 계획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새 시대를 꿈꿨던 뉴캐슬 팬들 입장에서는 날벼락을 맞은 셈이 됐다.
31일(한국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PIF는 계속된 프리미어리그의 인수 검토 과정에 지쳐 인수전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4월 뉴캐슬 인수 소식이 전해진 뒤 각 구단 구단주와 단장 들을 중심으로 현재까지 계속해서 검토를 이어왔다. 인수계획서가 넘어온 지 16주가 넘었지만 프리미어리그는 사우디를 둘러싼 인권문제와 프리미어리그 경기의 불법 스트리밍 문제를 부담스러워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기다림에 지친 PIF는 발을 빼기로 결정했다.


투자그룹은 성명을 통해 "자주적이고 상업적인 투자자로서 우리의 초점은 구단의 장기적 가치 상승에 있었다"라며 "결국 예견할 수 없는 장기적인 (인수) 과정에서 우리는 투자가 더 이상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라고 전했다.

이는 뉴캐슬 팬들 입장에서는 마른 하늘의 날벼락같은 소식이다. PIF는 사우디 실권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투자그룹이다. 사우디 왕가는 1조3000억파운드(약 2000조원)에 달하는 재산을 보유했고 빈 살만 왕세자 개인 재산도 48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빈 살만 왕세자와 PIF가 뉴캐슬 인수에 참여하자 팬들은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반겼다.

이는 마이크 애슐리 현 구단주가 팬들과 대립각을 세운 탓도 있다. 2007년 구단 소유권을 가져간 애슐리 구단주는 보유 자산만 19억파운드(약 2조88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갑부지만 그동안 선수단에 대한 투자에 유독 인색했다. 여기에 감독들의 권한까지 지속적으로 침범해 많은 명장들과 갈등을 빚었다. 케빈 키건, 앨런 파듀, 라파엘 베니테즈 같은 명망있는 감독들이 뉴캐슬 지휘봉을 잡았음에도 끝내 구단과 안좋게 결별했던 것은 상당 부분 애슐리 구단주의 영향도 분명 존재했다. 때문에 팬들은 단순히 공격적인 투자를 넘어 애슐리 구단주를 대신할 새 주인이 온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 팬들이 경기 도중 마이크 애슐리 구단주를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고 있다. /사진=로이터

인수 결렬이 발표되자 뉴캐슬 팬들은 혼란함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BBC에 따르면 뉴캐슬 서포터즈 트러스트의 대표 그렉 토밀슨은 "프리미어리그에 (이번 사건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요청한다"라고 분노했다.
토밀슨은 "뉴캐슬 팬들 모두 이번 인수협상과 앞으로의 투자 계획에 흥분했다. 이번 일은 뉴캐슬 구단을 넘어 북동부 지역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라며 "거의 17주 가까이 이 일로 시끄러웠는데 이제는 혼란밖에 남지 않았다"라고 호소했다.


동료 서포터인 미첼 조지도 "팬들은 혼란 속에 남겨졌다"라며 "팬으로서 우리는 지금 매우 비통하다. 우리는 13년 동안 애슐리 체제에서 고통받았다. 애슐리는 뉴캐슬에 대한 관심과 투자 모두 부족하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프리미어리그를 향해 "(계약을 무산시킨)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라며 "(인수 내용 검토가) 기밀 사항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측은 최소한 우리에게 어떤 상황인지에 대해서는 말했어야 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