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에 쌓인 수출물량 / 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속되면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현재의 경제 흐름을 보여주는 각종 통계지표는 줄줄이 뒷걸음질치고 있으며 올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역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모른다는 점이다. 확산세가 주춤하기는커녕 일각에서는 2차 팬데믹 가능성까지 고개를 들고 있어 경제전망을 더 어둡게 만든다.
경제지표 마이너스 행진

최근 발표된 각종 경제관련 지표는 부정 일변도를 걷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6월 수출액은 392억1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0.9% 줄어들며 3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3월 -0.2%에 불과했던 감소폭은 ▲4월 -25.5% ▲5월 -23.6%에 이어 세달 연속 두자릿수대에 머물렀다.

품목별로는 비대면 트렌드 확산에 따른 서버증설 수요에 힘입어 전년 동월 및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자동차 -33.2% ▲차부품 -45.0% ▲섬유 -22.3% ▲석유제품 -48.2% ▲석유화학 -11.8% ▲일반기계 -6.9% ▲가전 -5.1% ▲디스플레이 -15.9% 등 대부분이 감소했다.


국내 고용시장에도 한파가 몰아친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년 대비 월별 국내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된 지난 3월 -19만5000명에서 ▲4월 -47만6000명 ▲5월 -39만2000명 ▲6월 -35만2000명 등 4개월 연속 쪼그라들었다. 취업자 수가 4개월 연속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0월부터 2010년 1월까지 이후 10년 5개월 만이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역시 -3.3%로 외환위기가 들이닥쳤던 1998년 1분기 이후 가장 낮다. 특히 1분기 -1.3%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가며 경기침체의 징후를 보였다. 통상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경기침체로 불린다.
다만 이같은 감소율은 해외 주요국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JP모건에 따르면 미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은 -31%에 달한다. 또한 ▲일본 -27% ▲독일 -30% ▲영국 -60% 등 대다수의 국가가 두자릿수대의 감소율을 보였다.

또한 6월 산업생산과 소비·투자 3개 지표는 트리플 상승하면서 개선의 분위기도 엿보인다. 올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첫 동반 상승이다.

현재 경기상태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고 앞으로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4포인트 상승했다.

하반기 이후 전망은?

정부는 이를 근거로 하반기 경제회복을 기대한다. 해외 주요국에 비해 충격이 덜하고 경제지표의 감소세 속에서도 둔화 폭은 줄어드는 만큼 추가경정예산안과 한국판 뉴딜 등의 정책효과가 맞물리면 V자 반등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의문부호는 여전하다. 코로나19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제거되지 않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경기흐름을 예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2분기 GDP 성장률이 -3.3%였기 때문에 하반기 기저효과로 상승할 수는 있겠지만 이를 회복이나 반등의 신호로 보긴 어렵다”며 “특히 무역에 의존하는 한국은 글로벌 통상환경이나 주요국 경제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다른 국가의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반등 시점은 상당히 지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장 역시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는 것을 고려할 때 하반기 한국 경제가 눈에 띄는 ‘V자’ 반등이 아니라 장기간 느린 회복 경로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도 “하반기 경기둔화의 폭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반등이나 회복단계로 넘어간다고 확언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2차 대유행이 없다는 가정 하에선 국가별로 경제가 순차 회복되고 반등의 조짐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어떤 전망도 무의미하다”며 “코로나19 사태는 과거 다른 전염병으로 인한 경제위기 사태와 상황이 달라 경제회복 시점을 논한다는 것은 사실상 ‘찍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재계는 민간중심의 투자 활력 제고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고 중장기적인 위기극복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다. 홍성일 팀장은 “단기간 내에 성과를 내려는 정책보다는 4~5년 이상을 내다본 중장기 지원이 필요하다”며 “특히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면 단기적인 소비 진작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간투자, 특히 대기업의 투자가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더 과감한 인센티브 등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기업 생존을 적극 지원하고 유연근무제 보완 입법, 원격의료 허용 등을 통해 기업의 미래 선도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민간부문의 혁신 역량을 고려한 정부의 재정지출 방향을 견지하고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 확대를 유인하는 인센티브 체계 구축을 통해 선순환 증세 고리를 형성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