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1 서혜림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가 지적장애 탈북민 여성을 수사하면서 방어권 보장을 위한 조치를 하지 않은 해양경찰 수사관들의 조사행위를 인권침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김홍희 해양경찰청장에게 피의자 신문 과정에서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를 조기에 식별해 적절한 방어권을 보장할 수 있도로 대책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탈북민 A씨(20대)의 부친 B씨는 딸이 북한에서 탈출하는 과정에서 받은 충격으로 정신질환 및 지적장애가 발생했음에도 마약투약 혐의로 해양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신뢰관계인 동석 등 방어권을 보장받지 못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지난해 5월28일 마약투약 혐의로 체포된 A씨는 이후 6월3일까지 4차례 신문을 받았지만 신뢰관계인 또는 보조인은 동석하지 않았다.

인권위 조사결과, A씨가 정신질환 등으로 병원에 입·퇴원을 반복한 사실이 확인됐으며 입원한 병원에서 실시한 검사에서 지능지수가 57(매우 낮은 수준), 사회성숙 연령이 11세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A씨는 법원의 판결에 따라 성년후견인도 지정받았다.

A씨의 장애 상태가 확인됐음에도 해양경찰 측은 관련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현행법은 형사 피의자에게 의사소통 등 장애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장애가 확인되면 신뢰관계인 동석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A씨를 조사한 해경 수사관들은 4차례의 피의자 신문을 했음에도 'A가 자신의 의사를 명확히 표현해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A씨가 평소 의사소통 능력에 한계를 보였다는 주변인들의 진술과 수사관들이 A씨를 조사하면서 작성한 신문조서에 'A씨가 조서 내용을 충분히 알고 있는지 의심돼 재차 설명했다'는 사실이 기재돼있는 점을 바탕으로 수사관들의 해명의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인권위는 "지적장애인에 대한 피의자 조사 시 신뢰 관계인 동석에 관한 권리를 고지하지 않아 당사자로 하여금 형사사법 절차상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하지 못하도록 한 경찰의 행위는 현행법과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인간의 존엄성 및 형사 절차에서의 적법절차를 침해한 행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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