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작가 기안84의 웹툰 '복학왕'이 여혐논란에 휩싸였다. /사진=뉴시스, 기안84 인스타그램
웹툰작가 기안84의 웹툰 '복학왕'이 '여혐' 논란에 휩싸이며, 그가 출연 중인 MBC 예능 '나 혼자 산다' 시청자게시판은 하차를 요구하는 글들로 '도배'됐다. 그의 연재 중단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동의 청원 또한 10만명을 앞두고 있다.
한 시청자는 “기안84가 여성을 어떤 존재로 보는지 이번 사건으로 잘 알게 됐다. 혐오스럽고 그만 보고 싶다”며 “불평등하고 음습한 성인식을 퍼뜨리는 만화를 그리는 사람을 왜 계속 공영방송에 내보내느냐”고 지적했다.

또 “한번은 실수라고 해도 여러 번 논란을 일으키는 건 이해할 수 없다” “더 이상 캐릭터라는 이유로 감싸주지 말라” “어떤 창작물도 인권 위에 있을 수는 없다” “PD는 왜자꾸 기안84를 방송 출연자로 쓰느냐”는 글도 이어졌다.

기안84는 4일과 11일 각각 게재한 ‘복학왕’ 광어인간 1·2화에서 무능한 여성인 주인공 봉지은이 남성 상사와의 성관계로 정규직 전환에 성공했다고 비춰질 수 있는 장면을 그려 일각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사진=네이버 웹툰 '복학왕' 캡처

성상납 논란 불거진 '복학왕'
기안84는 4일과 11일 각각 게재한 ‘복학왕’ 광어인간 1·2화에서 무능한 여성인 주인공 봉지은이 남성 상사와의 성관계로 정규직 전환에 성공했다고 비춰질 수 있는 장면을 그려 일각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특히 봉지은이 마지막 회식 자리에서 배 위에 조개를 올려놓고 깨부수는 장면을 지적하는 이들이 많았다. 기안84는 해당 장면을 그린 이유에 대해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봉지은이 귀여움으로 승부를 본다는 설정을 추가하면서, 이런 사회를 개그스럽게 풍자할 수 있는 장면을 고민하다가 귀여운 수달로 그려보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수달이 조개를 깨서 먹을 것을 얻는 모습을 식당 의자를 제끼고 봉지은이 물에 떠있는 수달로 겹쳐지게 표현해보자고 했는데, 이 장면에 대해 깊게 고민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캐릭터가 귀여움이나 상사와 연애해서 취직한다는 내용도 독자 분들의 지적을 살펴보고 대사와 그림도 추가 수정했다”며 “더 많이 고민하고 원고 작업을 했어야 했는데, 불쾌감을 드려 독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연재된 기안84의 또다른 웹툰 '회춘'에는 캐릭터 '지화사'와 '전헌무'가 등장해 눈길을 모았다. /사진=장동규 기자, 기안84의 웹툰 '회춘' 캡처

지인 '화사'·'전현무', 유흥업소 접대부·손님?
지난 7일 연재된 기안84의 또다른 웹툰 '회춘'에는 캐릭터 '지화사'와 '전헌무'가 등장해 눈길을 모았다. 두 캐릭터는 이름으로 볼 때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며 인연을 맺은 그룹 마마무 화사와 방송인 전현무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캐릭터의 설정과 표현방식. 캐릭터 전헌무는 유흥업소의 손님이고 지화사는 해당 업소의 직원이다. 웹툰에서 지화사는 "오빠 왔어?" "나 찾는 사람이 많아. 내가 인기가 많잖아"라고 손님 전헌무를 맞고, 전헌무는 지화사에게 "오빠가 돈 벌어서 여기 일 관두게 해줄게. 화사야 힘들지? 조금만 참아" "우리 밖에서 떳떳하게 만나자"라고 응수한다. 뒤이어 지화사는 "여기서 일하니까 오빠랑 만나지"라며 "나랑 만나고 싶어? 그럼 100억 줘"라고 답한다.
웹툰 공개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문제의 장면이 논란이 됐다. 실제 인물을 모티프로 한 캐릭터를 등장시키면서 유흥업소를 둘러싼 무리한 설정을 더해 모델에게 피해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네티즌들은 "허락 받고 쓴 것인가" "유흥업소 접대부라니 제정신?"이라며 의문을 표했다.

기안84가 웹툰에서 청각장애인을 지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처럼 희화화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사진=네이버 웹툰 ‘복학왕’ 248화 ‘세미나1’

이쯤되면 논란 제조기?
기안84를 둘러싼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기안84는 웹툰에서 여성뿐만 아니라 청각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등을 부적절하게 묘사해 논란이 됐다.

그는 과거 웹툰에서 "누나는 늙어서 맛없다", "서른 살의 여자가 명품으로 치장해봤자 스무 살의 어린 여성에게 비할 수 없다" 등의 대사를 썼다.
복학왕 248화에서는 청각장애인 캐릭터 주시은이 '하나마 머거야디', '마이 뿌뎌 야디' 등 생각조차 어눌한 것처럼 묘사했다. 청각장애인을 지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처럼 희화화한다는 지적이 나왔고, 기안84는 당시에도 사과했다.

이어진 복학왕 249화에서는 한 외국인 노동자가 더러운 숙소를 보고 "근사하다 캅", "우리회사 최고다. 죽을 때까지 다닐 거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왔다. 우스꽝스러운 묘사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편견을 키운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기안84는 팬티 바람으로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동참하며 비난을 사 공개 사과를 한 바 있다. /사진=기안84 SNS

이번에도 애플84로 넘어가기엔…
앞서 기안84는 팬티 바람으로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동참하며 비난을 사 공개 사과를 한 바 있다. 무지개회원들이 전현무의 지목을 받고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하게 된 가운데 기안84가 팬티차림으로 참여했던 것. 박나래는 “저, 그거 보고 너무 놀라서 단톡방에 올리지 않았냐”라며 “지목한 전현무씨는 이 사건에 함구하지 말고 수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기안84가 “정말 생각을 그렇게 하지 못했다. 행동에 각별히 신경 써서 혼란스러운 상황을 만들지 않겠다”라고 공식 사과했다. 이에 이시언이 “매주 사과를 한다”라며 “기안84가 아니라 애플84”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패션쇼 민폐', '수상 소감' 등 각종 논란을 일으킨 그는 "매년 초마다 '애플84'가 나오네"라고 말할 정도로 연이은 논란에 휩싸였다. 그럴 때마다 기안84는 '애플84'로 무마해왔지만 이번만큼은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의 결단이 필요한 때임이 확실하다. 표현방법은 조심하면 되지만 의식 속 사고의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