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김근욱 기자,원태성 기자 = 광복절 광화문 집회와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등 수도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 확산 조짐을 보이며 18일부터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된 가운데 계획했던 여름 휴가를 취소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20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고 기나긴 장마가 피해 휴가를 계획했던 시민들은 또다시 여행을 취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코로나 블루'(우울감)를 호소하고 있다. 휴가를 미루지 못해 집에만 있는 이른바 '집콕족'도 적지 않았다.
서울 종로3가 근처 약국에서 만난 최승권씨(42)는 "건강도 건강인데 이제 좀 지친다"며 "코로나가 끝나가려나 싶었는데 다시 또 이러니…"라며 말을 줄였다.
최씨는 마스크를 구매하면서 "사람들 모임과 약속은 다 취소했다"며 "가까운 데로 휴가를 가려고 했는데 이것도 다 취소했고 그냥 집에서 쉬려고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날까지 휴가였던 직장인 김경호씨(29)는 "친구랑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취소했다"며 "왠지 모르게 불안해서 도저히 가지를 못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 시내 게스트하우스에 확인한 결과 최근 '코로나19 2차 대유행' 조짐과 함께 예약을 취소한 다수의 사례를 찾을 수 있었다.
서울 종로구의 한 게스트하우스 관계자는 "코로나가 잠시 주춤했을 때 만실률이 80~90%까지 됐었는데, 최근에는 50%도 안 된다"며 실제 여행객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예약전화 올 때부터 (수도권) 코로나 괜찮냐고 물어 보시고, (힘들게) 예약하셔도 취소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이태원과 경리단길 등 이른바 '핫 플레이스'가 밀집한 서울 용산구 소재 한 게스트하우스 관계자는 "애초에 예약하는 사람이 없어서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도 없다"며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반면 일부 청년 세대에선 여름 휴가를 취소하지 않겠다는 반응도 있다. 정부에서 나눠주는 숙박 할인 쿠폰은 휴가를 떠나도 괜찮다는 의미고, 또 예약을 취소하면 본인이 막대한 수수료를 부담한다는 이유에서다. 중장년층보다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젊은층에서 주로 보이는 모습이다.
서울에서 근무 중인 심모씨(26·남)는 "지금껏 쉬지도 않고 일해왔는데 지금 휴가를 떠나지 않는다면 '번아웃'(Burnout·탈진) 할 것 같다"며 이번 주말 준비한 강릉 여행을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 밝혔다.
심씨는 "정부에서 숙박대전을 열고 쿠폰까지 뿌린 상황에서 휴가를 떠나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또 숙박 예약을 취소하면 50%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며 휴가 강행 의지를 밝혔다.
9월 초 제주도 여행을 계획 중인 이모씨(26·남)는 "코로나19가 괜찮아지는 듯해서 9월 초 제주도 여행을 잡았다"며 "만약 정부에서 여행을 금지해 제주도 봉쇄조치가 내려지면 못 가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상 제주도 여행은 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휴가 중 마스크 착용과 다중이용시설 방문은 자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휴가를 가지 않는 게 사실 쉽지 않다. 예약도 돼 있고 (가족이나 친구가)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며 여행 취소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행을 가더라도 실내 또는 한적한 야산에서 조용히 즐기다 와야 한다"며 "사람들이 붐비는 해변이나 클럽 등을 가선 안 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코로나19 관련 정부 정책에 대해 "(정부가) 공휴일도 만들고, 여행도 장려하며 (코로나19에 대해) 경각심을 늦추는 정책을 취해 왔다"고 지적하며 "2~3월 대구에서 보여준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신뢰감 있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