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내원객들이 외래진료 접수 창구가 붐비고 있다. 2020.8.1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이영성 기자,김태환 기자 = 인턴·레지던트 등 수련의로 구성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21일부터 순차적 집단휴진에 들어간다. 의대정원 확대 등과 관련해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보건복지부 간 협의가 결렬되면서 본격적인 행동에 임하는 것이다.
의료계는 정부 정책의 전면 철회를 우선 조건으로 내걸어 양보의 기미를 내주지 않았으며, 복지부 역시 최근 악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마치 무기처럼 꺼내 들어 파행을 맞았다는 지적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의료계는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집단휴진 강행을 재고할 필요가 있고, 복지부 역시 의료계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려는 고민의 흔적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공의, 오전 7시부터 순차적 집단 휴진…기간은 '무기한'

대전협은 21일 오전 7시부터 의대정원 확대 등에 대한 반발로 순차적 집단휴진에 들어간다.

21일 7시에는 인턴과 4년차 레지던트(내과·가정의학과는 3년차 포함)가 업무를 중단하고, 22일 오전7시부터는 3년차 레지던트들이 업무를 멈춘다. 23일 7시부터는 1,2년차 레지던트들이 뒤를 잇는다.


특히 대전협은 지난 7일 전공의 집단휴진과 14일 대한의사협회 집단휴진과 달리 이번 집단휴진은 '무기한'으로 기간을 설정했다.

앞선 휴진에서는 각 병원이 수술일정 조정, 대체인력 활용 등을 통해 의료 공백을 막아냈지만, 집단휴진이 장기화되면 대체인력들의 피로도가 누적 돼 의료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와 별도로 의료계 최대 단체인 의사협회는 오는 26일부터 3일간 집단 휴진에 돌입한다. 의협은 개원의가 중심으로 활동하는 탓에 이로 인해 동네 의원들을 찾는 환자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정책 철회 우선' 고집한 의료계vs'악화된 코로나19 카드처럼' 복지부

대전협의 집단휴진 강행은 지난 19일 의정간담회가 결렬된데 따른 행동이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과 최대집 의협 회장은 19일 의대정원 확대 및 집단휴진과 관련해 첫 간담회를 가졌지만, 서로 의견차이만 확인한 채 마무리됐다.

이를 두고 협상에 임한 양측 모두에게 비판이 제기된다.

의협 측은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 정책 등 기존 정책 철회를 선언한 이후 협의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책 추진도 협의 이후로 미루겠다'고 밝혔지만, 양보 없는 태도로 협상에 임한 것이다.

반면 복지부는 의협을 향해 악화된 코로나19 상황에서 의협이 집단휴진을 하는 것은 국민들의 동의를 얻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의료계 측에서는 복지부가 '훈계'한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복지부는 단체를 향한 문제제기였다고 해명했지만, 의료계 의견 반영보다는 코로나19 상황을 협상의 카드로 꺼내든 모습이 됐다.

◇휴진 장기화시 의료공백, 코로나19 방역에도 구멍…피해는 결국 국민들

문제는 피해를 입는 쪽은 결국 국민들이라는 점이다.

대체인력을 마련한다 하더라도 전공의들이 집단휴진을 무기한으로 내건 만큼 의료 공백 발생은 충분히 가능하다. 14일 집단 휴진 당시에도 동네 의원들을 찾은 환자들은 혼란을 겪은 바 있다. 병원을 자주 찾는 만성질환자·고령층은 큰 피해를 겪을 수 있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수도권 환자가 늘어나면서 방역당국은 생활치료센터를 추가하거나 더 늘릴 계획이고, 충청권역 병상까지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이처럼 환자는 늘어나는데, 오히려 이를 치료할 의료진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코로나19가 심각한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의사들이 환자의 목숨갖고 자기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정부의 협상 능력도 뛰어나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선 양측 모두 한 발짝 물러나는 모습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대전협은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19 재유행 상황의 일선 방역업무에 힘쓰고 있는 관계자와 환자분들에게 위로의 말을 올린다"면서도 "정부의 태도는 현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의료진에 대한 존중의 태도로 다시금 대화에 참여해 달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의료계의 집단행동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정부는 의료계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극단적인 방법보다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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