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강수련 기자 = "웨딩홀 하나당 월 임차료만 저렴한 건 6억원, 비싸면 10억원 이상입니다. 큰 홀에는 정규직 25명, 비정규직 70명씩 들어갑니다. 자칫하다가는 코로나19로 인해 회사가 파산하게 생겼습니다"(대형 웨딩홀 업체 직원 A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사실상 2차 대유행에 돌입하면서 많은 시민이 울상을 짓고 있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와 예식장, 자영업자들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계획했던 것들이 코로나19로 엉망이 돼 속상함을 토로하는 사람이 많다.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웨딩홀 업체 직원 A씨는 20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코로나19가 터진 2월부터 웨딩업계가 상당한 피해를 보고 있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 이후 고객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로 50인 이상 집합금지명령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결혼식 하객도 50명 이상 받을 수 없게 됐다. 문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예식장이나 예비부부 모두 '물러설 곳'이 없게 됐다는 것이다.
A씨는 "지난 3~4월에는 위약금을 안 받고 예식을 연기해드렸지만 사실 결혼식은 최소 6개월 전에 예약해서 진행하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연기와 취소는 모두 손실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보증 인원 50명분의 금액만 내겠다던가 위약금 없이 취소해달라는 고객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그는 "보증 인원을 절반으로 줄여드려도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실망한 예비부부들은 소리 지르고 욕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A씨는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거나 최소한 보상에 대해 검토를 하겠다고 언급을 해준다면 업체들도 고객들을 안심시키기 훨씬 나아질 것"이라며 정부의 개입을 요청했다.
오는 29일 결혼하는 예비 신부 고은영씨(가명·34)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고씨는 "지방에서 결혼하기 때문에 상황이 낫지만 하객들은 주로 서울 사람들"이라면서 "혹여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발동돼 (감염 우려가 더 커질 경우) 텅 빈 웨딩홀에서 결혼을 하게 될까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친구네 커플은 바로 다음 달에 결혼을 하는데 결혼식을 화려하게 준비했었던 터라 신부가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며 "지금 결혼하는 커플들은 3~4월에 하려다 연기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 속상할 것"이라고 전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결혼식 인원제한 해제 및 연기, 취소 시 위약금 없이 진행요청'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4월 결혼식을 8월로 연기하고 아무 탈 없이 결혼식이 마무리되길 기다렸다"며 "결혼식·장례식장의 인원 제한을 없애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온라인에서는 한 PC방 사진이 화제다. 한 PC방의 문 앞에는 "문 닫았는지 확인하러 나온 구청 XX들아, 교회랑 카페, 음식점에서 집단감염 생길 걸 왜 애먼 다중시설 전부 영업정지시키고 XX이냐"며 원색적으로 구청과 정부를 비난하는 글이 붙어져 있었다.
강남의 한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는 소지현씨(가명·29)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동일 시간대 300명 이상이 움직이는 대형학원들은 영업이 중지됐지만 소씨가 다니는 학원은 대상이 아니다.
소씨는 "2월부터 4개월 동안 학부모 요청으로 100% 온라인 수업을 진행했는데 지금은 학부모들이 집에서 아이들을 관리하기 힘드니까 그런 요청이 거의 없다"며 "한 번쯤 학원가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든다"며 걱정했다.
클럽 등 유흥주점, 노래방, 실내집단운동(GX 등), PC방, 직접판매홍보관, 대형학원 등 고위험시설 12종은 운영이 중단됐다. 학원, 오락실, 종교시설, 실내 결혼식장, 목욕탕, 150㎡ 이상 일반음식점 등 고위험시설 외 다중시설 12종은 방역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한 네티즌은 중국어 특기자 전형으로 대학에 수시지원을 하려고 했는데 HSK(중국어능력시험)가 취소됐다며 "진짜 눈물난다"고 토로했다. HSK 시험센터는 오는 23일로 예정된 시험을 다음달로 연기했다. 서울시는 금지되는 실내 50인 이상 모임 사례 중 하나로 자격증 시험 등을 제시했다.
주로 카페에서 공부하며 취업을 준비한다는 한모씨(24)는 요즘 카페에서 자리잡는게 힘들어졌다고 말한다. 한씨는 "카페에서는 지그재그로 앉아야 하니까 자리가 없어서 그냥 나온 적이 있다"며 "동생도 독서실에서 무조건 마스크를 쓰고 공부를 해야 해서 힘들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일상에서 불편을 겪고 있다.
장마가 끝나고 늦은 여름휴가를 계획했던 김선희씨(가명·29)도 울상이다. 김씨는 "친구들과 속초로 여행을 가려고 계획을 다 세워놨는데 코로나가 말썽"이라며 "속초는 수도권보다 안전하니 여행을 가자는 파와 그래도 대중교통이 걱정된다는 파가 나뉘었다"고 했다.
이번 주말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가족 모임을 계획했던 박성우씨(가명·31)도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박씨는 "아이가 태어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여태 부모님께 보여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주민 박씨는 "아기를 못 보여드린 지 너무 오래돼서 가족 모임을 그대로 하겠지만 서울에 사는 여동생은 오지말라고 했다"며 "아기 때 코로나19에 걸리면 회복하지 못하고 후유증이 평생 갈 수도 있다고 들었다"며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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