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후 대전 서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냉방기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0.8.20/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양새롬 기자 = "너무너무 힘들고요. 체중이 5㎏ 정도는 차이나는 것 같아요. (레벨D 방호복을 입으니) 땀을 너무 흘리니까 배가 고프다가도 밥맛이 없어요."
"하루이틀도 아니고 연휴가 지나면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염려로 의료진이 계속 긴장 속에 사는 게 가장 큰 문제죠."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매섭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월부터 최일선에서 사투 중인 의료진은 27일 뉴스1에 일제히 '번아웃(Burnout·탈진)'을 호소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벌써 반년 넘게 지속되는 데다 그 끝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폭염도 가세했기 때문이다.

경기지역 한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A씨는 "지금 병원은 너무 힘들다.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일은 훨씬 더 많이 했는데 보상은 못 받는 느낌"이라면서 "업무 로드가 너무 심하다. 모두가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털어놨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인턴이라는 B씨도 "일이 많을 때 한달에 전화만 1500통 정도 받았다. 정규로 일해야 하는 것 이외에 일할거리를 전해주는 전화만 그렇다"면서 "이런 상황에 방호복 자체가 추가돼 5분 안에 할 수 있었던 일을 30~40분 동안 처리하게 됐다. 그러니 코로나 검사로 30분씩 매여 있으면 울고 싶어진다"고 했다.


환자들의 불만을 달래는 것도 어렵다는 전언이다. 다른 대학병원 레지던트 C씨는 "코로나가 무증상 확진자도 많은 만큼 대학병원에서는 수술이나 입원을 하려면 코로나 검사부터 하는데 간혹 연세가 많은 분들 중에는 '나는 수술을 받으러 온 것인데 왜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하냐'라면서 폭언·폭행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B씨도 "의료진이 레벨D 방호복을 입고 장갑을 두개씩 껴서 혈관이 만져지지도 않는데 피를 뽑아야 하니 환자 입장에선 당연히 고통스러울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우리도 배로 고통스럽다"고 전했다.

제2차 전국의사 총파업이 시작된 26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 영남대학교병원 본관 앞에서 대책 없는 공공의대 증설 및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1인시위에 참여하는 의대생 앞을 지나는 방문객이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2020.8.26/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이처럼 의료진이 여러 이유로 지쳐있는 가운데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정책 등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선 '채찍만 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최소한의 의견수렴도 거치지 않은 채 탁상행정이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C씨는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코로나 시국을 빌려서 강행하려는 게 문제"라며 "코로나 검사하고 일만 했는데 이런 식으로 법안을 밀어붙이니까 전공의(수련의)들이 화가 난 것"이라고 했다. 전날(26일)부터 전공의들은 대부분 진료 거부에 나선 상태다. 다만 정부는 업무개시 명령을 내렸다.

이러한 가운데 의료진은 코로나19 확산세를 줄이기 위해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입을 모았다.

A씨는 "이분들이 걸리고 싶어서 걸린 것은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 코로나 확진자분들은 대부분이 마스크를 잘 안 쓰고 방역수칙을 잘 따르지 않아서 감염이 된 것"이라면서 "지금 상황은 개개인이 노력을 해야 하는 상황이 맞다. 국민들이 잘 따르지 않으면 정부가 아예 방역수칙을 강화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시 의료원에서 근무중인 D씨도 "쉴 때는 쉬어야 되는데 그게 잘 안되는 상황이다 보니 스트레스가 계속 쌓이고 있다"면서 "의료진이 편해져야 우리 모두가 편해질 수 있다. 제발 의료진을 좀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

실제 코로나19 치료 최전선인 병원에서 확진자는 연일 발생하는 모양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0시 기준 137명의 의료진이 코로나에 감염된 바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최근 들어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해 많은 의료기관에서 환자 또는 종사자가 확진됨에 따라 응급실이나 병동을 폐쇄하고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종사자가 자가격리되면서 의료공백, 더 나아가 의료시스템의 붕괴도 우려되고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현재 유행을 통제하고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모두 함께 확실하게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재차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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