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고차 시장 규모가 신차 시장을 크게 앞질렀다. 사진은 미국 중고차 업체 CarMax Des Moines. 이곳은 최근 언택트 판매를 시작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독일의 중고차 시장 규모가 신차시장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자동차업계와 미국교통통계국(BTS)·독일연방자동차청(KBA)에 따르면 미국과 독일의 중고차 시장 규모는 각각 연간 약 4000만대와 약 700만대에 달해 신차시장의 2배가 넘는다.

지난해 미국의 신차 판매대수는 1706만대로 4년 전인 2015년 1747만대 대비 2.4%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중고차 판매대수는 3725만대에서 4081만대로 9.55% 증가했다. 지난해 독일 신차 판매대수는 360만7258대며 중고차는 719만5437대가 거래돼 약 2배가량 판매가 많았다.
'미국' 다양한 채널 vs '독일' 인증 중고차
미국과 독일의 중고차시장은 중고차시장은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했다는 게 자동차업계의 평이다. 완성차업체 등이 시장에 참여해 신차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엄격한 품질관리가 확산되는 등 시장 전체적인 신뢰를 높이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것.

자동차업계에서는 미국 중고차 시장이 비교적 높은 고객 신뢰를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로 '중고차에 대한 엄격한 성능점검과 품질보증'을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중고차 이력과 시세, 잔존가치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과 대형 중고차 딜러들의 정찰제 도입 등도 시장 신뢰 향상에 기여했다"며 "미국에서는 완성차 브랜드가 신차와 중고차를 모두 판매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해당 브랜드 전시장에서 필요에 따라 고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중고차 시장에서 완성차 브랜드의 인증 중고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5~6%에 불과하지만 엄격한 성능점검과 품질보증은 다른 중고차 유통 및 판매딜러로 확산돼 중고차 품질 수준과 신뢰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이다. 현재 미국 중고차 딜러 연합회인 '전미독립자동차딜러협회'(NIADA)와 일부 대형 독립딜러들은 완성차업체들의 인증 중고차의 영향을 받아 자체적으로 인증 중고차 사업을 운영 중이다.

독일 중고차 시장의 특징은 '인증 중고차'다. 완성차 브랜드가 판매하는 인증 중고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5~6%)보다 높은 16~17% 수준이다.

수입차업계에서는 독일 중고차시장의 성장 비결로 ▲상태가 좋은 중고차가 대량 공급될 수 있는 시장환경 ▲완성차업체의 철저한 성능점검과 보증기간 확대 등이 시장 신뢰를 높인 영향으로 본다. 완성차 브랜드들은 상품성이 좋은 중고차를 대상으로 엄격한 성능점검을 실시하고 최대 2~3년까지 보증기간을 연장한다.


무엇보다 표준화된 인증과정이 마련된 점이 시장 확대에 기여했다는 게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대표적으로 ▲‘TÜV SÜD(티유브이 슈드, 1866년 설립)’와 ‘DEKRA(데크라, 1925년 설립)’ 등과 같은 자동차 평가 및 검사·인증기관과 ▲‘Schwacke(슈바케)’와 같은 잔존가치 평가업체들을 꼽을 수 있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미국 중고차 시장은 다양한 규모의 중고차 판매업체들이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넓다"며 "자동차 선진국에서는 완성차 브랜드가 신차와 중고차를 함께 취급하기 때문에 중고차의 품질 수준을 높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은 2013년 중고차판매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완성차업체 등의 국내 대기업은 시장에 새로 진출하거나 사업을 확장할 수 없었다. 현재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중고차판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여부를 심의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6일 동반성장위원회는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는 것이 ‘부적합’ 하다는 의견을 중기부에 제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