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김규빈 기자 =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공범 한모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음란물을 브랜드화할 생각이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조성필)는 1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강간), 범죄단체조직 등 혐의를 받는 한씨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고 조씨의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은 성착취 영상물의 피해자들에게 새끼손가락을 들게 하거나, 자신을 지칭하는 '박사'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조씨는 "저의 피해자임을 알리려고 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수사 대상으로 추적되기 때문에 흔적을 남기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왜 표시를 하려고 노력한 거냐"고 되물었다.
이에 조씨는 "어리석게도 제가 검거되지 않을 거라고 자신을 하고 있었고, 돈을 벌 목적으로 음란물에 대해 브랜드화할 요량이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성착취 영상을 일종의 브랜드화하려고 했던 거냐"고 다시 물었고 조씨는 "네"라고 답했다. 조씨의 대답을 들은 검사는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여자연예인들의 개인정보를 공범들을 통해 알아낸 뒤 사기사건에 이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여자연예인들 개인정보를 통해 박사방 피해자로 만들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조씨는 "그럴 순 없다"며 "제가 원하는 여성을 피해자로 전락시킬 능력은 없다. 누구를 피해자로 특정시킬 능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자연예인 두 명에게 연락을 해 돈을 뜯어내려다가 실패한 사실도 인정했다. 다만 성착취 피해자로 만들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또 '부따' 강훈과 남경읍, 윤장현 전 광주시장과 손석희 JTBC 사장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인 김모씨(28)와 이모씨(24) 등 4명만 공범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머지 가담자들에 대해서는 "공범이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고, 애착을 가진 적도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조씨가 교도소에서 직접 작성한 '박사방 조직도'를 제시하며 "결국 증인이 박사방 전부를 총체적으로 운영하고 실행했다는 건데, 증인이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이런저런 역할을 시키고 체계적으로 박사방을 운영한 적 있냐"고 물었다.
이에 조씨는 "저는 그런 생각을 갖고 체계를 나눠 한 적이 없다"며 "(조직도는) 수사기관에서 적게 한 거라 당연히 수사기관의 방향성과는 일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시 조씨가 박사방 운영 당시 웹툰 형식을 빌려 조직도를 만든 이유를 물었다. 조씨는 "유저들에 흥미를 끌고 싶었다"며 "방에서 운영하는 사람들을 조직원인 것처럼 해놓으면 글이 재밌어지지 않을까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직을 운영한 것이 아니라 누리꾼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놀이문화의 하나로 박사방을 홍보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취지다.
이어 "실제로 이 사람들을 내 조직원으로 생각해서 적은 게 아니다"며 "저와 전혀 대화 안 한 닉네임도 인원수 채우려고 그랬다. 제가 한 것의 거의 90%는 근거 없는 망상인데 실제 수단으로 사용됐다고 하니 답답한 게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 조씨에 앞서 증인으로 출석한 '부따' 강훈은 '성기를 촬영해 보내주면 음란 동영상을 보내주겠다'는 조주빈의 말을 믿고 보냈지만, 되려 조씨로부터 협박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이날 한씨에 대한 추가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따라 오는 8일에 구속기간 만료였던 한씨는 계속 구속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재판부는 "범죄집단조직 활동죄를 인정하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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