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퍼블릭(비회원제) 골프장인 인천국제공항 부지 내 스카이72CC의 신규 사업자 선정 과정이 순탄치 않다. /사진=인천공항공사
국내 최대 규모의 퍼블릭(비회원제) 골프장인 인천국제공항 부지 내 스카이72CC의 신규 사업자 선정 과정이 순탄치 않다. 골프장 토지 임대주인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임차인 격인 스카이72㈜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서다.
인천공항공사는 계약기간 종료에 맞춰 골프장 기존 사업자인 스카이72에 "정식 입찰을 통해 신규사업자를 선정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했고 계약 연장을 못한 스카이72는 시설물을 놔둔 채 빈손으로 떠날 수 없다는 것이다.

인천공항 "계약 끝났다" vs 스카이72 "이대론 못나가"
2002년 인천공항공사와 스카이72가 체결한 '인천국제공항 제5활주로 예정지역 민간투자개발사업 실시협약'(실시협약)은 오는 12월31일 종료된다. 스카이72는 공항공사 부지(제5활주로 예정지역)에 '스카이72 골프 앤드 리조트'(스카이72CC)를 짓고 약 15년간 운영해왔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1일 신규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 이에 스카이72는 이번 입찰이 부당하다며 지난 4일 법원에 입찰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달 8일 인천공항공사가 개최한 비대면 온라인 입찰 설명회에는 대기업 등 60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 분쟁으로까지 번진 가운데 양측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계약 연장에는 선을 그은 인천공항공사 입장에서 극적인 합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계약 연장은 특정기업의 독점운영 연장과 특혜 부여 등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스카이72 측의 일방적인 계약갱신 요구는 수의계약에 해당해 원천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마스터플랜. 오른쪽 제5활주로(예정) 부지에 스카이72CC가 조성됐다. /사진=머니투데이

"제5활주로 착공 계획, 2002년이나 지금이나 확정 안돼"
인천공항공사는 스카이72가 최초엔 계획에도 없는 제5활주로를 걸고 넘어졌다는 입장이다. 앞서 스카이72는 실시협약(계약서) 66조 5항을 지목하며 기존 3항과 내용이 비슷한데도 신설된 배경을 짚었다.
스카이72 측은 '정부의 방침 변경과 본 사업 대상지의 개발 여건 변경 시 상호 협의하여 협약 내용을 변경할 수 있다'는 보다 자세한 내용으로 기재됐다면서 "이 조항을 근거로 제5활주로 착공이란 대전제가 변경됐으니 협약의 변경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약의 변경'은 곧 계약 연장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천공항공사는 펄쩍 뛰었다. 2002년 실시협약 체결 당시 제5활주로 착공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제5활주로 착공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확정되지도 않은 제5활주로를 꺼내든 의도가 엿보인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계약 연장 외에 쟁점은 무엇일까. 양측이 체결한 실시협약의 남은 쟁점은 시설물에 대한 유·무상 인계 여부로 좁혀진다.

스카이72 측은 "인천공항공사는 토지에 대해서만 권리가 있을 뿐 클럽하우스, 잔디, 수목 등 골프장 운영시설은 스카이72의 소유"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규 사업자가 선정돼도 스카이72 동의나 법원 판결이 아니면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없다"면서 시설물에 대한 1500억상당의 청구권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는 "실시협약을 전면 부정하는 행태"라고 했다. 그러면서 "토지사용기간이 종료됨과 동시에 공사에 귀속(무상인계)하도록 협약에 명시됐고 스카이72 측도 2007년 11월 시설에 대한 증여를 원인으로 하는 '시기부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를 완료했다"고 부연했다.

시설 증여에 관한 가등기를 마쳤다는 점은 스카이72 측이 '귀속'(또는 무상인계)의 내용을 충분히 숙지했다는 것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스카이72가 공사에 제출한 준공보고서에도 '2020년까지 사용 수익 후 공항공사에 귀속한다'고 언급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시설물 무상인계와 관련한 내용은 스카이72의 최근 감사보고서에서도 확인된다. /사진=2019년 스카이칠십이주식회사(스카이72) 감사보고서(주석) 전자공시 캡처

쟁점은 유·무상 인계… 인천공항공사 "기본계획 '무상인계' 따라야"
실시협약 제3조(협약서의 구성 및 우선수위)는 '협약서는 본 협약, 기본계획 및 사업계획서로 구성된다'(1항)와 '본 협약을 구성하는 문서들의 모호함 또는 불일치점이 있는 경우 다음의 우선순위에 따른다'(2항)로 구성됐다. 2항이 정한 우선순위는 수도권신공항건설촉진법, 항공법, 본 협약, 사업기본계획, 사업계획서 순이다.

이 조항을 두고 유·무상 인계에 대한 양측의 주장이 극명하게 갈린다.

먼저 인천공항공사는 실시협약(계약서) 3조에서 인계 시 유상이냐 무상이냐는 쟁점은 정리된다고 강조했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인계에 있어 본 협약에는 유·무상의 표현이 없고 기본계획에는 '무상인계'가 적시돼 있다"며 "해석이 모호한 경우 우선순위에 따라서 본 협약의 '인계' 관련 내용은 기본계획의 '무상인계'를 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관련 기본계획은 '토지사용기간 만료시 축조된 시설물에 대해서는 실시협약에서 정한 처리계획에 따라 (인천)공항공사에 무상 인계 또는 사업시행자의 책임과 비용부담으로 철거한다. 다만 적절한 방법이 있는 경우 공항공사와 협의하여 다른 처리방법을 정할 수 있다'(5.1.1 사업추진방식)며 무상인계를 적시했다.

또 '본 사업의 시행으로 건설되는 시설물 중 실시협약에서 정한 시설물은 토지사용기간 만료시 공항공사에 무상인계하거나 또는 사업시행자의 책임과 비용으로 철거를 시행하여야 한다. 사업시행자는 무상인계작업을 수행하면서 운영기간의 연장 또는 새로운 사업자의 선정 등과 관련하여 일체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5.1.14. 시설물의 인계 또는 철거)라고 무상인계를 적어놨다.

무상인계와 관련한 내용은 스카이72의 최근 감사보고서에서도 확인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기재된 스카이72(스카이칠십이주식회사) 감사보고서에는 회사의 개요에 대해 '2002년 7월 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체결한 실시협약에 따라 인천국제공항 부지 중 인천시 중구 운서동 소재 토지에 대중골프장 및 관련 부대시설을 완공하여 2005년 7월 16일에 운영을 개시하였으며, 동 시설을 준공일로부터 2020년까지 관리, 운영한 후 골프장시설 일체를 인천국제공항공사 또는 국가에 무상인계 또는 철거할 예정입니다'라고 쓰여 있다.

실시협약(계약서) 9조 10조에는 시설의 소유권이 국가 또는 공항공사에 '귀속'된다고 적혀있다. /사진=관련 실시협약 캡처
스카이72 "인계만 명시한 실시협약, 기본계획보다 우선"
스카이72도 기본계획을 기초로 낸 모집공고까지 '무상인계' 조항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2002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돼 공항공사와 협상해 양사가 최종 날인한 실시협약에는 '인계' 또는 '철거'혹은 '귀속'으로 표기돼 있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유상'이나 '무상'이란 언급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양사의 날인된 실시협약이 기본계획보다 우선한다는 게 스카이72 측 입장이다.

스카이72가 공개한 실시협약 제10조(시설의 인계 및 철거) 1항은 '본 사업과 관련하여 건설한 시설의 소유권은 본 협약 제9조에서 정한 토지사용기간이 종료됨과 동시에 국가 또는 공항공사에 귀속되며, 사업시행자는 토지사용기간 종료 1개월 전까지 본 시설의 제반 귀속절차(소유권 이전절차 포함)를 이행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귀속' 앞에 유상이나 무상이라는 문구는 없다.

이에 대해 스카이72는 "'귀속'이라고 기재된 이유는 제5활주로 건설을 전제로 한 계약이었기 때문"이라면서 "제5활주로 건설이 2021년부터로 계획돼 있어서 2020년을 못박은 것이고 2002년 (계약) 당시의 직원들은 18년 후의 일을 예측할 수 없어서 우선협상권 또는 연장 조항을 넣을 수 없다고 했고 연장을 염두에 둔 조항으로 66조의 5항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계약이 연장되지 않은 마당에 인계에 대한 스카이72의 입장은 강경하다. 스카이72는 "설령 입찰중지 가처분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소송으로 갈 것이 뻔해 비워지지 않은 사업장에서 낙찰자의 사업 운영은 불투명할 것"이라며 "문제가 이러한데 공항공사가 분쟁 사업에 대한 입찰공고를 강행한 까닭이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입찰공고를 내고 신규 사업자 선정 작업에 착수한 것에 대해 인천공항공사는 "토지사용기간을 2020년 12월31일까지로 한다는 실시협약을 지킨 것"이라면서 "입찰 공고에 앞서 전문기관 용역, 국토부 등 관계기관 협의, 골프장 및 계약 관련 전문가 자문 등 다양한 의견수렴과 면밀한 검토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천공항공사는 "스카이72가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기보다는 입찰에 참여해 정당하게 사업권을 취득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