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참사 유가족이 집필한 책에 대해 제기한 인쇄 및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의 첫 심문기일이 열렸다.
사참위 측은 책의 집필 과정에서 기밀 유출 등 사참위법을 위반한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저자인 세월호 유가족 박종대씨(56)는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 기밀이라 볼 수 없다며 각을 세웠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박병태)는 8일 오후 사참위가 박씨를 상대로 제기한 '4·16 세월호 사건 기록연구'에 대한 인쇄 및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건에 대한 첫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사참위 측은 박씨의 책에 비공개 자료와 조사 대상자의 신원이 일부 기재돼 향후 조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사참위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박씨가 직무상 기밀을 자신의 저서에 담아 사참위법상 '비밀준수의 의무'를 어겼다며 위법한 절차로 집필된 책의 인쇄와 판매가 금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씨 측 변호인은 "박씨가 자문위원이기는 했지만 자료 열람·접근권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일반 세월호 유족과 같은 위치에서 위원회 조사관들과 대화하고 문의해 답변을 들었던 것"이라며 "사참위가 지적한 내용도 이미 언론에 공개된 내용이라 비밀유지 위반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박씨 측 변호인은 "(사참위는) 서적 때문에 자신의 조사 수행에 지장이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고 하는데 그 개연성만으로 헌법상 보장된 출판의 자유를 제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심문 중에 재판부가 서적의 출판이 실질적으로 조사행위에 방해가 되는지는 묻자 사참위 측은 "현재까지 출판과 관련해서 직접적으로 조사에 지장이 된 케이스는 없다"고 답했다.
다만 사참위 측은 강제적 수사권이 없는 상황에서 조사 대상들로부터 조사를 위해서만 사용한다는 것을 전제로 자료를 받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유출되면 향후 조사에 있어서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박씨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안산 단원고 2학년에 재학 중이었던 고(故) 박수현 군의 아버지로 지난 6년간 참사와 관련한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며 집필활동을 해왔다.
사참위 측 주장에 대해 박씨는 외부에 유출하지 않겠다는 보안서약서를 쓰고 열람한 문서를 집필에 활용한 것은 맞으나 이는 사참위 조사를 고의로 방해하려는 취지가 아니었다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사참위의 조치가 과도하다고 밝혔다.
첫 심문기일을 마친 박씨는 "오히려 사참위의 활동을 도와주려 했던 것이고 진실을 밝히려 했던 것인데 그런 노력은 무시하고 딱 법조문 한개 매달려서 그렇게 했다는 것(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은 인정도 용납도 못 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