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김정률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금융그룹 감독에 관한 법률 제정안 등 '경제3법' 처리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당내 입장정리가 안된 상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찬성' 의견을 밝혔지만 당 내부에서는 김 위원장의 행보를 두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어 법안 처리 과정에서 '단일대오' 형성이 가능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달 25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제출된 '경제 3법' 중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사익편취 규제대상 확대,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폐지 등을 골자로 한다. 상법 개정안은 다중대표 소송제도 도입, 감사위원 분리 선임 및 대주주 3% 의결권 제한 등이 담겼다. 금융그룹감독법은 '금융자산 5조원 이상의 복합금융그룹' 중 금융지주, 국책은행 등을 제외한 금융그룹을 감독대상으로 지정한다는 내용이다. 재계는 법 통과시 우리 기업들이 투기자본과 글로벌 경쟁사의 먹잇감이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경제민주화를 주장해 온 김 위원장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경제3법 자체가 큰 문제가 있는 법이 아니다"며 "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시정할 부분이 있으면 고칠 수 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3법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그동안 기업의 투자 활성화 등 이른바 시장경제를 강조해왔던 당 분위기를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 다소 강하다. 앞서 주호영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이 찬성 입장이라고 보면 안 된다"며 "아직 원내 분위기도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한 3선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들어 과도한 노조 친화정책으로 법인세 인상 등으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경영자의 권한을 제한하는 경제3법을 유보시켜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원내 분위기는 찬성쪽으로 흐르기가 어렵다. 기업들의 투자 의욕이 꺽이면 곤란하다는 생각에 방파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김 위원장은 19대 국회 때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의 사실상 좌장을 맡은 바 있다"며 "개인적인 신념에서 여과 없이 찬성 입장을 밝혔을 것"이라고 했다.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 야당 간사 성일종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시장에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역할인데 이 전체를 공정경제 이렇게 하는 것도 잘못됐고 기업 규제를 한다고 하는 것도 잘못됐다"며 "명명부터가 상당히 의도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각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성 의원은 "여당이 제출한 법안을 아직 심도 있게 자구적으로나 전체적으로 스크린은 아직 안했다"며 "우리 기업들의 세계 경쟁력이 강화할 수 있는 그런 틀에서 수정할 부분이 있으면 수정하고 보완할 부분이 있으면 보완하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정책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당을 대표해 말한 것은 있지만 아직 개별적으로 쟁점을 정리한 것은 없다. 각 상임위에서 입장이 정리되면 당위와 현실을 같이 검토해야 한다"며 "다중대표소송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임 등에 대해서는 찬반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여당인 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경제 3법' 추진 의사에 환영의 뜻을 밝히며 정기국회 내 신속 처리를 강조하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공정경제 3법'(경제 3법) 재개정안을 처리하겠다"고 재차 의지를 드러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며 "국민의힘이 정강·정책을 개정하며 경제민주화 구현을 약속했고, 최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정거래법과 상법개정에 찬성 의견을 거듭 밝혔으니 당이 이번만큼은 달라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무엇보다는 그는 "공정경제 3법은 한국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본 축"이라며 "특히 지배구조개선과 공정한 시장경제 확립을 위한 공정경제3법은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의 핵심 국정 추진과제"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에선 정무위 소속 박용진 의원이 스피커로 나서 경제3법 관련 반대 목소리를 강하게 반박하기도 했다. 반기업 법안이라는 일각의 비판 의견들에 대해 보수언론과 재벌 기득권 대변자들의 주장일 뿐이라고 각을 세웠다.
박 의원은 이날 "공정경제 3법이 기업을 옥죈다고 하는 일부 보수언론과 재벌 기득권 대변자들의 주장은 틀렸다"며 "오히려 공정경제 3법이 친기업적이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친시장질서법"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 법은 기업을 옥죄는 게 아니고,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기업이익을 저해하고 시장질서를 혼란하게 하는 일부 기업 총수들의 무제한 권력남용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그동안 아무런 견제도 없이 너무 일방적인 지배력을 휘두르던 일부 총수들에게는 귀찮은 일이겠지만, 이사회가 자기 기능을 회복하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은 우리 경제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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