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권혁준 기자 = 지난 6월 많은 논란과 반발을 일으켰던 '1+1 재포장 금지법'의 세부 규정이 공개됐다. 불필요한 포장재를 줄인다는 기존의 취지는 그대로 유지하되, '가격할인 등을 위한 추가 포장' 문구를 삭제하는 등 명확한 표현을 통해 논란의 여지를 없앴다는 것이 환경부의 설명이다. 앞서 재포장 금지법이 가격할인 판촉을 금지한다는 오해를 크게 일었다.
환경부는 합성수지 재질의 필름·시트·비닐 등을 이용해 1+1 또는 증정·사은품을 묶을 수 없게 한다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합성수지 재질의 재포장 감축 세부기준(안)'을 마련했다고 21일 밝혔다.
환경부는 오는 25일까지 '국민생각함'을 통해 국민의견을 수렴한 뒤 이달 말 세부기준(안)을 행정예고할 계획이다.
앞서 환경부는 '1+1' 혹은 '2+1' 형태로 재포장하는 유통업계 관행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지난 7월1일부로 시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가이드라인(지침)에 담긴 재포장 금지·예외 기준이 모호하고, 묶음 할인 판매 자체를 금지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며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가장 큰 논란은 '가격할인' 문구였다. 6월에 발표됐던 '재포장 금지' 적용대상에는 'N+1 등 판촉(가격할인 등)을 위한 추가 포장'이 명시돼 있었다. 이로 인해 1+1 행사로 인한 가격 할인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환경부는 이에 대해 "가격할인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N+1 포장을 할 때 'N+1'으로 명시하지 않고 '가격할인' 표기만 해놓은 상품을 적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번 발표에서는 '가격할인'이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일시적 또는 특정 유통채널을 위해 N+1 등 판촉을 위한 추가 포장"으로 명시했다. 제품에 'N+1'로 명시하지 않은 상품의 경우 '판매되는 제품의 3개 이하 묶음 포장'을 적용한다는 내용을 새롭게 추가했다. 사은품이나 증정품을 함께 묶어 포장하는 것은 기존과 그대로 '재포장 금지' 적용이 된다.
다만 함께 재포장하지 않고 낱개로 판매?제공하거나, 띠지·고리 등으로 묶는 경우는 예외다.
또한 재포장 금지 적용대상 중에서도 예외로 여겨지는 경우도 확대했다. 고기·생선·채소 등 1차 식품이 대표적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1차 식품의 경우 포장의 본 기능이 위생·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적용 예외로 두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재포장이 아닌 정상적인 제품 포장과 포장재질·방법·횟수가 동일한 경우도 새롭게 추가된 예외 사항이다. 예를 들어 기존 상품과 동일하게 포장됐지만 인쇄만 'N+1'로 변경된 경우 등이다.
이 밖에 Δ낱개로 판매하지 않는 제품을 묶어 단위제품으로 포장 Δ구매자가 선물포장 등을 요구 Δ수송·운반·위생·안전 등을 위해 불가피할 때 등은 기존 6월 발표와 동일하다.
환경부는 오는 25일까지 '국민생각함'을 통해 국민의견을 수렴한 뒤 이달 말 세부기준(안)을 행정예고할 계획이다. 이후 본격적인 시행 시기는 내년 1월부터이고 3개월의 계도기간을 부여한다.
단 중소기업의 경우 유예기간을 3개월 더 연장해 2021년 7월부터 시행한다. 이 역시 지난 6월에는 없던 조항인데, 중소기업의 경우 포장설비 변경, 기존 포장재의 소진 등에 애로사항이 더 클 수 있다는 업계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환경부는 지난 7월부터 식품제조업·기타제품 제조업·유통업·소비자단체 등 92개 기관으로 구성된 분야별 협의체를 구성해 산업계, 전문가, 소비자단체의 의견을 취합했고, 이후 총 17개 기관의 확대협의체를 운영해 합의를 거쳤다.
특히 협의 과정에서는 새롭게 마련된 세부 기준의 경우 업계 측에서 먼저 의견을 제시하고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렇기 때문에 업계 측의 반발이나 시행 착오 등의 부작용은 적을 것이라는 환경부의 관측이다.
그러면서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해 뒀다. 환경부 관계자는 "협의체에 참석한 기업이 전체를 대변한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전반적인 의견 수렴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향후 재포장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불명확한 사례에 대비해 이를 판단하기 위한 심의절차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포장검사 전문기관인 한국환경공단이 산업계의 상담을 도울 예정이다.
'할인 금지'를 막는다며 반발을 불러일으켰던 '재포장 금지' 논란은 수정된 기준이 공개되면서 일단은 잠잠해지는 분위기다. 환경부의 입장에서는 억울한 점이 없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미흡한 점을 인정하고 발빠르게 수습에 나서면서 사태를 수습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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