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가 외출복과 같은 존재가 되면서 명품 브랜드에서는 명품 마스크를 출시했다. /사진=패션디자이너 줄리아 마카예아 인스타그램, 해외 쇼핑몰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마스크 없이 못 사는 시대가 됐다. 마스크가 외출복과 같은 존재로 거듭나면서 패션계는 마스크 디자인 경쟁에 뛰어 들었고 명품 브랜드의 '명품 마스크'도 등장했다.
하지만 명품 브랜드 잡화와 달리 마스크 구매 비율은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명품 마스크에 대한 시선도 탐탁치 않다. 코로나19 사태 속 명품 브랜드의 야심작 마스크, 소비자들은 왜 명품 마스크에 등을 돌렸을까.

버버리, 샤넬, 구찌… 코로나19에 대항한 명품업계 야심작
인류를 공포에 떨게한 코로나19 앞에서 많은 이들은 명품 마스크가 필요한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로이터

명품 브랜드 버버리는 지난 8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자체 제작한 천 마스크를 공개했다. 가격은 90파운드. 한화로 약 14만원이다.
버버리 마스크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첫 명품 브랜드 상업용 마스크다. 버버리 마스크는 공정 후 남은 원단을 사용해 만들어진 것으로 항바이러스 및 항균 효과 기술을 처리해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도록 설계됐다.


색상은 베이지와 페일블루(담청색)으로 총 2가지다. 디자인은 버버리 자체 무늬로 꾸며져 멀리서도 버버리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펜디는 로고를 살린 30만원대 면 마스크를 내놨다. 프랑스에서는 루이비통을 보유한 LVMH와 구찌, 디올, 발렌시아가, 생로랑 등을 보유한 그룹 케어링이 지난 3월부터 공장과 공방에서 마스크 생산에 돌입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도 마찬가지다.

미국 브랜드 폴로 랄프 로렌은 지난달 마스크를 출시했다. 폴로 로고가 박힌 마스크는 천 마스크와 필터 마스크 두 가지로 출시됐다. 천 마스크는 39달러로 한화 약 4만6000원이다. 필터 마스크는 49달러로 약 5만8000원이다.


명품관 줄 섰는데… 마스크 반응 '썰렁'

하지만 명품 마스크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전염병 앞에서 패션 밴드왜건이 필요 있냐는 것이다. 밴드왜건이란 새로운 소비재가 등장한 뒤 소비재의 수요량이 증가하는 현상을 뜻한다.
직장인 권현민씨(25·남)는 "확진되면 썼던 마스크 버려야 할 것 같고 빨아 쓰기는 아까울 것 같다"며 명품 마스크 제작판매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마스크의 주된 역할은 바이러스 차단인데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굳이 값비싼 마스크를 구매할 이유가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다고 밝힌 김유진씨(26·여)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김씨는 "(명품 마스크는) 가성비가 별로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명품 마스크, 한 번 보여주기 식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며 "잠깐의 순간을 위해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상품에 거금을 투자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실제 프랑스에서 버버리를 포함한 일부 의류업체들이 마스크 생산에 들어갔지만 공급이 수요를 넘으면서 재고가 쌓였다.

지난 3월 프랑스는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하자 루이비통그룹 등 일부 의류업체에 마스크 제작을 요청했다. 이 곳에서 제작한 마스크는 20번 정도 세탁해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아시아 등에서 수입한 일회용 마스크에 고개를 돌렸다.

이에 루이비통그룹을 포함한 업체들은 이중고를 겪었다. 지난 6월 A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업체들이 제작한 마스크는 4000만장의 재고가 쌓였다.

아울러 명품 브랜드들이 마스크 판매에 거둬들인 수익을 코로나19 관련 재단에 기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이조차 많은 이들의 호감을 얻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마스크는 가방, 신발 등 잡화와 달리 수명이 짧고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다"며 "또한 전염병 특성상 한 제품을 오래 사용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소비자도 많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