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이승환 기자,김유승 기자 = 한글날인 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차벽이 설치되는 등 도심 내 집회가 금지되자 보수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를 강하게 규탄했다.
경찰은 광화문 광장을 중심으로 차벽을 세우고 철제펜스를 설치하는 등 통제 조치에 나섰지만 차벽운용 수위는 지난 3일 개천절 때보다 다소 완화했다.
◇ 독립문·보신각 등지에서 보수단체 기자회견…"정치방역 중단하라"
사랑제일교회 등이 참여하는 '8·15 광화문 국민대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 곳곳에서 낙태반대, 정치방역 중단 등을 요구하는 각기 다른 기자회견 4개를 잇따라 열었다.
시민단체 케이프로라이프 등은 오전 11시 서대문구 독립문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태 반대를 주장했다.
정부가 임신 초기인 14주까지 인공임신중절(낙태)을 허용하는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지난 7일 입법 예고하자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오전 11시30분 종로구 돈화문 앞에선 '자유책임 비전포럼' 주최로 열린 정치방역 중단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낮 12시 중구 남대문 앞에선 '교회를 사랑하는 모임'이 정부의 교회 탄압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오후 1시 종로구 보신각 일대에서는 8·15변호인단, 기독자유통일당 등이 주최하는 '자유와 법치 파괴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랑제일교회 측 변호인단인 강연재 변호사는 이 교회를 이끄는 전광훈 담임목사의 옥중 입장문을 대독했다. 광복절 집회에 참석해 보석이 취소된 전 목사는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전 목사는 입장문을 통해 "정부가 고발·강제 연행·체포·구상권 청구로 국민을 협박 하고 있다"며 "방역과 집회 자유가 조화를 이루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그러지 않는 이유는 집회를 조건부로라도 허용하면 폭발적으로 터져 나올 국민의 분노와 문재인 하야 폭풍이 두려워서"라며 "문재인 정권이 경찰 뒤에 숨어 국민 분노의 목소리를 틀어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광복절 광화문 집회 참가자를 중심으로 결성된 8·15시민비상대책위원회(8·15비대위)는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회의 자유가 짓밟혔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은 "개천절에는 이른바 '재인산성'이 들어섰는데 오늘은 재인산성이 아닌 '재인펜스'가 쳐졌다"며 "야외에서 마스크를 끼고 간격을 띄어서 집회를 하겠다는데 코로나19 확산이 말이 되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권의 방역조치는 말이 안되는 정치적 방역"이라며 "헌법에서 보장하는 자유의 권리를 더이상 막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최인식 자유민주국민운동 대표는 "집회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주요 수단 중 하나"라며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는 국민의 장치가 집회·결사의 자유인데, 이 수단이 어제(8일) 법원의 정치 판결로 인해 종말을 고했다" 고 말했다.
◇ 개천절 이어 한글날에도 '차량집회'…2개 단체 진행
개천절에 이어 이날도 보수단체들의 '드라이브 스루'(차량) 집회가 열렸다. 차량집회에는 단체 2곳, 차량 18대(18명)가 참여했다.
애국순찰팀은 낮 12시 수원역에서 출발해 서초구 방배동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택 앞을 경유해 광진구 구의동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자택 앞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우리를 분노하게 하는 대표적 사례는 권력을 이용한 권력형 일가족범죄"라며 "정부가 독선적일 때 국민의 저항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공화당은 오후 3시쯤 송파구 종합운동장 인근에서 출발해 잠실역∼몽촌토성역∼올림픽공원사거리∼가락시장 사거리로 이동한 뒤 다시 잠실역을 거쳐 종합운동장으로 돌아갔다.
◇ 경찰, 통제수위 완화…"큰 충돌없이 마무리"
경찰은 현장에서 큰 충돌이 없다고 판단해 이날 오후 2시30분쯤부터 서울광장을 시작으로 경찰버스와 경력을 순차적으로 해산하기 시작했다. 오후 4시45분에는 전체 차량과 경력 해산을 지시했다.
이날 경찰은 광화문 광장을 둘러싼 차벽은 치지 않고 인도와 차도 사이에 차벽을 세웠다. 개천절 당시 광화문 광장을 경찰버스로 원천 봉쇄했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또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종로~율곡로 구간을 오가는 셔틀버스 4대를 배치해 운영하고 이를 안내하기 위한 경찰 90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개천절 때 서울시 경계, 한강다리, 서울 도심 등에서 진행했던 3중 검문도 2중 검문(한강다리, 서울도심)으로 축소했다. 이에 따라 검문장소는 90곳에서 57곳으로 줄었다.
지하철이 무정차 통과하거나 버스의 우회 운영도 시행하지 않았다.
경찰은 광복절 집회 사례처럼 감염병 위험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단체들에 집결 자제를 요청하고 집회 당일에는 집결을 차단하는 여러 조치를 불가피하게 취했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많은 시민들께서 불편을 감수하고 협조해 주신 덕분에 큰 충돌없이 마무리됐다"며 "앞으로도 방역당국과 협업해 감염병 확산 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