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참사 피해자 7.3연합 회원들이 지난 7월 오전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있는 서울 중구 중앙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게 가습기살균제참사 가해기업과 정부 실정에 대한 특검을 촉구하고 있다. 2020.7.3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가습기살균제참사 가해기업인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의 직원들이 피해자들의 온라인 모임에서 피해자 가족을 사칭해 활동하며 정보를 수집해왔음이 드러났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가습기살균제피해자 온라인 모임에서 피해자를 사칭하고 피해자 및 피해자단체 동향을 파악해온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소속 직원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수사요청서를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고 13일 밝혔다.

수사 요청 대상자는 두 기업에서 가습기살균제참사 이슈 대응과 피해자 소통업무를 담당해온 직원들이다. 이들은 2019년 5월께 가습기살균제 항의행동의 네이버 밴드 실명제 전환과정에서 피해자가 아님에도 피해자라고 속여 지속적으로 게시글을 열람해 위계로써 밴드 운영자와 피해자들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참위는 앞서 애경산업 소속 직원들의 피해자 사칭과 사찰을 조사하던 과정에서 SK케미칼 소속 직원들도 비슷한 활동을 해온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이들이 가입해 활동한 피해자 온라인 모임은 가습기살균제 항의행동 밴드, 가습기살균제 4차 접수 판정 정보공유, 환경노출확인피해자연합,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포럼, 4개에 이른다.

문제가 된 직원들은 본인들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의 가족이라고 주장했으나 사참위의 조사결과 해당 직원과 그 가족 구성원들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신고를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참위는 "이들 기업관계자들의 피해자 사칭 및 사찰 행위에 회사가 일부 관여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을 확인했다"라며 "수사요청서에 이에 대한 수사 필요성도 함께 전달했다"고 말했다.


사참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소속 직원이 사참위로 출석 요구를 통보받은 직후 해당 직원의 업무용 컴퓨터를 교체했다. 또 이 직원은 SK케미칼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의 사무실을 방문해 피해자 온라인 모임에 로그인하기도 했다.

또 이 직원은 사참위 조사과정에서 온라인 모임 접속에 사용한 휴대전화가 아닌 다른 휴대전화 단말기를 조사관에게 제시해 조사에 혼란을 주기도 했다.

애경산업 소속 직원의 경우 2019년 초 피해자 온라인 모임에 가입한 뒤 피해자 등 관련 정보를 수집해 주간보고 또는 임직원들이 속해있는 SNS 단체방에 공유하는 방식으로 상급자들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최예용 사참위 가습기살균제참사진상규명소위원장은 "가해기업들이 참사에 대한 책임은 회피한 채 피해자를 사칭하고 피해자들을 사찰한 행위는 또 다른 형태의 2차, 3차 가해를 한 것"이라며 "피해자들에 대한 가해기업들의 생각이 어떠한지 그 단면을 보여준 사건으로 이에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은 가습기살균제참사가 세상에 알려진 이후 사내 대응팀을 꾸려 국회 국정조사, 검찰 수사, 피해자 및 언론에 대응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증거인멸, 증거은닉 범죄행위가 이뤄져 애경산업 관계자들은 실형을 선고받았고 SK케미칼 관계자들은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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